프로파일러들이 전 남편 살해한 고유정을 ‘자기 연민형 사이코패스’라고 진단한 이유

국민일보

프로파일러들이 전 남편 살해한 고유정을 ‘자기 연민형 사이코패스’라고 진단한 이유

입력 2019-06-11 07:16 수정 2019-06-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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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자기 연민형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고유정이 자신이 처한 곤란한 상황을 남편 탓으로 돌리면서 그 망상을 분노로 표출, 흔히 ‘당해도 싸’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기 연민형 사이코패스’라고 설명한다.

연합뉴스는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과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고유정이 ‘자기 연민형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배 전 분석관은 “사이코패스가 늘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보통 95%가 발현 안 되고 5% 미만이 살인범이 되는데 고씨는 평소 전 남편을 괴롭히면서 살다 남편이 떠난 뒤 더 괴롭힐 수 없게 되면서 그 기질이 발현된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배 전 분석관은 또 “살인범이라도 보복 살인범이나 경제적 살인범인 경우 범죄를 저지른 뒤 이처럼 태연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고씨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자신이 현재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것을 자신 때문이 아닌 전 남편 탓으로 돌려 그 망상을 분노로 표출하고 있고 전 남편을 살해하고도 흔히 ‘당해도 싸’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 배 전 분석관은 “고씨는 일종의 자기 연민형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오 교수도 “일반적으로 남성이 아이를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었음에도 전 부인을 괴롭히기 위해 양육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고유정 자신이 직접 아이를 키우지 않고 있음에도 2년간 전 남편에게 아이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고통을 줬다”며 “전 남편이 가사 소송에 승소하면 면접교섭권을 얻게 되는데 고씨는 전 남편을 쥐고 흔들던 기존 프레임이 깨지자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사람을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고도의 심리적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공감 능력 부족 등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면서 “고씨의 경우 범행 과정에서 쓸 도구를 사며 포인트 적립을 하고 표백제를 샀다가 이를 환불하는 태연한 행동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반면 고유정은 자기 아들과 가족을 위해 얼굴 노출을 꺼리면서도 정작 살해당한 전 남편은 다른 가정의 귀한 아들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을 분리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남의 불행 등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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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한 뒤 남은 물품을 마트에서 환불했다. 경찰이 공개한 CCTV영상엔 지난달 28일 오후 3시25분 고유정이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표백제 등 물품을 환불하고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 조사에서 고유정은 이에 대해 “시체 옆에 있어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무인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이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지난달 27일 해당 펜션에서 빠져나왔으며 다음날인 28일 오후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로 빠져나가면서 피해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에서 내린 뒤 지난달 29일 경기도 김포에 있는 친정에 도착해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으며 같은 달 31일 충북 청주 주거지로 이동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의 차량에서 채취한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 전 범행 도구들을 준비한 점, 휴대전화로 살인 도구 등을 검색한 점 등을 바탕으로 철저히 계획된 범행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을 수습하고 고유정의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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