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만나기 전, 수상한 말 하더라” 유족이 곧장 실종신고 한 이유

국민일보

“고유정 만나기 전, 수상한 말 하더라” 유족이 곧장 실종신고 한 이유

입력 2019-06-11 12:53 수정 2019-06-1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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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유기에 사용한 차량이 제주동부경찰서에 세워져 있다. 뉴시스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부인 고유정(36)에 의해 살해·유기된 강모(36)씨의 유족이 사건 발생 전 이상한 낌새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5일 제주 한 펜션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유족은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씨의 실종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불안감을 전했다.

강씨의 동생은 “정확히 연락이 안 된 건 25일부터였다. 이날 8시에 형님이랑 아버지랑 전화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다. 내가 9시 30분쯤 카톡을 했는데 10시 넘어서 답장이 오기는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답장 내용은 이상했다. 평소 강씨는 메시지에 주어와 목적어를 분명하게 적어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동생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았다. 하지만 “언제 오느냐”는 동생의 질문에 강씨는 “할 것이 많아 들러서 가야겠다”고 답했다. 이후 “충전 해야겠다”고 말했다.

동생은 “평소 형님이었다면 ‘휴대폰 충전해야겠다, 이따 연락할게’ 라든지, ‘실험실 들러서 가야겠다’ 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날 메시지는 너무 급하게 보낸 것 같았다”고 전했다.

동생은 이 문자를 고유정이 보낸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경찰 역시 고유정이 강씨를 살해한 후 그의 휴대폰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동생은 “(메시지를 받은 후) 10분 후에 바로 전화를 했는데 그때부터 휴대폰이 꺼져있었다”고 밝혔다.

강씨는 180㎝에 80㎏의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던 30대 젊은 남성이었다. 하지만 유족은 연락이 안되고 이틀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27일 오후 6시경 곧바로 실종신고를 냈다.

동생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유족은 이미 고유정의 공격적인 성향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씨는 고유정과 아들 만나기 직전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고유정이 평소와 달리 다정한 말투로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동생은 “전에 없던 다정한 말투의 문자가 온다고 했다. 정확히 기억난다. 물결 표시, 이모티콘. (형님이) ‘한 번 봐봐라. 나 소름 돋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평소 고유정은 아이를 이유로 강씨가 연락을 취해도 답장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단답형으로 보냈다. 이후 동생은 “다시 잘해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 생각 잘해라”고 당부했고, 강씨는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이유는 면접교섭 장소다. 강씨의 집은 신제주였고 아이도 이 근처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고유정은 이곳에서 1시간30분 떨어진 거리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동생은 “형님이 ‘왜 여기서 만나자고 하지?’라며 되게 의심스러워했다”며 “형이 연락두절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전처의 공격적 성격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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