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 쓸만해?” “우리가 불리해” 마닷이 ‘빚투’ 피해자 만난 이유

국민일보

“녹음 쓸만해?” “우리가 불리해” 마닷이 ‘빚투’ 피해자 만난 이유

입력 2019-06-12 03:00 수정 2019-06-12 03:00
뉴시스

부모의 과거 채무 불이행이 불씨가 된 이른바 ‘빚투’ 논란으로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한 가수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6)이 최근 피해자들을 만나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닷 일행이 피해자들 몰래 대화 내용을 불법 녹취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11일 중부매일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은 지난달 18일 충북 제천에 거주하는 피해자 A씨를 찾아 합의를 요구했다. A씨는 “마이크로닷이 자신의 친척과 함께 제 사무실을 찾았다”며 “합의를 해달라고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결국 거절했다”고 밝혔다.

A씨가 마이크로닷의 불법 녹취 사실을 파악한 것은 마이크로닷 일행이 그의 사무실을 빠져나간 직후였다. A씨는 “이후 건물 아래 창고에 갔는데 마이크로닷 목소리가 들리더라”며 “거기서 그가 ‘쓸만한 내용 녹음 잘 됐어요?’라고 묻자 일행 중 한명이 ‘앞에 것은 쓰면 안 돼, 우리한테 불리해’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화 당시 (마이크로닷 일행이) 녹음을 한다고 밝히지 않았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도 화를 내거나 ‘그 돈 안 받는다’ 같은 말을 실수로 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했다. 또 “알아보니 (마이크로닷 부모 측이) 서울 유명 로펌 변호사를 샀는데 그 로펌 사건 수임료가 기본 1~2억원은 한다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마이크로닷은 이날 불구속 상태로 재판 중인 어머니 김모씨와 함께 또 다른 피해자이자 김씨의 친구인 B씨를 만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마이크로닷과 김씨가 돈이 없다면서 합의를 해야 일부라고 받을 수 있다고 했다”며 “곗돈(당시 1500만원)은 법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니 쳐주지도 않았고 나머지 2500만원만 합의해 달라더라”고 폭로했다. 이들은 약 10분 동안 대화를 나누다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연예인인 마이크로닷 형제가 방송에 복귀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합의 안 하는 사람들을 강성 피해자, 돈만 밝히는 피해자로 몰아 이미지 회복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사람들 때문에 가족이 죽고 다쳤다. 돈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마이크로닷 아버지 신씨(왼쪽)와 어머니 김씨. 뉴시스

마이크로닷 아버지 신모씨와 어머니 김씨는 1998년 제천에서 지인들에게 수십억원을 빌린 뒤 돌연 잠적해 뉴질랜드로 도피 이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이들은 직접 돈을 빌리거나 지인들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워 축협에서 수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의 등장과 함께 논란이 거세지자 마이크로닷과 형 산체스는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신씨 부부는 국내 전화번호를 도용해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시도하는 등의 모습으로 논란을 키웠었다.

이후 신씨 부부는 지난 4월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했다. 입국과 동시에 경찰에 체포돼 관할 경찰서로 압송당했다. 이후 신씨는 같은달 12일 구속됐으나 김씨는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석방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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