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만 원 든 저금통 훔치다 81세에 구속된 조세형…대도(大盜)의 비극적 결말

국민일보

몇만 원 든 저금통 훔치다 81세에 구속된 조세형…대도(大盜)의 비극적 결말

입력 2019-06-12 07:12 수정 2019-06-12 10:08
MBC 뉴스 화면 캡처

1980년대 고위 관료와 부유층의 집을 털어 훔친 돈 일부를 노숙자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 ‘현대판 홍길동’이라 불렸던 대도(大盜) 조세형이 81세에 경찰에 붙잡혔다. 가정집에 침입해 저금통을 훔친 혐의다. 저금통엔 5만 원도 채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마저도 도주 중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 1층 빈집의 방범창을 뜯어내고 들어가 저금통을 훔친 혐의로 조씨를 붙잡아 11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지난 7일 서울 동대문구 자택에서 조씨를 붙잡았다. 조씨가 훔친 돈은 몇만 원에 불과했지만 경찰은 조씨가 상습범인 점을 감안해 구속했다.

조씨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건 이번이 16번째다. 조씨는 2015년 용산의 고급 빌라에서 명품 시계와 반지 등을 훔쳐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다른 지역에서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있는 만큼 훔친 금액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70~1980년대 드라이버 하나로 유력 인사 집에 몰래 들어가 하룻밤 사이 수십 캐럿의 보석과 거액의 현찰을 훔치는 등 대담한 절도 행각으로 이름을 알린 조씨는 훔친 돈 일부를 노숙자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줘 현대판 홍길동으로 불렸었다. 1982년 체포된 조씨는 이듬해 4월 결심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이감되기 직전 수갑을 풀고 도주했었다. 탈주 닷새 만에 붙잡힌 조씨는 경북 청송교도소 독방에서 15년을 복역했다.

1998년 출소한 조씨는 종교인으로 변신해 선교 활동을 시작했고 전문성을 살려 경비업체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며 180도 다른 삶을 살았다. 그러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다시 범행을 시작해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2005년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집에서 물건을 훔치다 적발됐고 2010년 장물알선 혐의로 검거돼 징역 2년을 복역했다. 2013년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라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2015년 출소 5개월 만에 용산의 고급빌라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다 또다시 붙잡혀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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