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흔들리는 입지… 이젠 불안하다

국민일보

황인범, 흔들리는 입지… 이젠 불안하다

입력 2019-06-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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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이 11일 이란과의 3월 A매치 평가전에서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특별한 성과를 남긴 국제축구연맹(FIFA) 6월 A매치가 끝났다. 새로운 전술이 등장했고 낯익은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스리백이라는 변칙적 수를 들고 나왔음에도 지난 7일 호주전에서 1대 0 승리를 챙겼다. 그간 포백중심 운영만 고집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는 굉장히 진취적인 변화였다. 11일 이란전에서는 전술이 아닌 선수에 변화를 줬다. 백승호의 깜짝 선발과 이승우, 이정협의 기용 등 기존보다 선수 기용폭을 넓게 가져갔다. 그 점에서 1대 1 무승부도 나쁘지 않은 결과로 평가된다.

변화가 있었던 만큼 긴장의 고삐를 당겨야 할 선수도 있다. 황인범이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직후 벤투호에서 주축으로 거듭났으나 추후에도 굳건해 보이는 지금의 입지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벤투 감독은 한번 정한 베스트 11을 고집하는 성격으로 한번 신뢰를 준 선수는 꾸준히 믿고 중용하는 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에게 신뢰를 잃는다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황인범은 호주전, 이란전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 뛰었다. 벤투 감독이 황인범을 중용하는 이유는 그의 공격적 재능 때문이다. 황인범이 상대 미드필더진과의 허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성공한다면 앞선에 있는 황의조와 손흥민 같은 공격수들에게 좀 더 공간이 날 수 있다. 황인범이 벤투호 중원에서 지니는 역할은 막중하다. 벤투 감독 취임 후 치른 16경기에 그가 모두 출전했던 이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독이 돼 돌아올 수 있다. 황인범의 볼을 소유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무리한 공격전개로 이어져 수비적인 리스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란전에서 그러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란은 중원에서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강한 팀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전방압박이 가장 강한 팀으로 평가된다. 볼을 뺏겼을 때 서로 간의 라인 간격을 촘촘히 유지하며 빠르게 압박하는 법을 알고 있다. 카이로스 케이로스 전 감독 시절 8년에 걸쳐 완성한 수비 조직력이다. 황인범의 무리한 전진 패스는 이란의 공격기회가 됐다.

호주전에서도 황인범의 부진은 눈에 띄었다. 이날 한국은 스리백으로 나서며 중원에 5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해 공격에 집중했다. 황인범은 고전했다. 거센 압박에 후방으로 돌리는 패스가 많았으며, 무리하게 볼을 오래 끌다 소유권을 내주는 장면도 많았다. 황의조의 결승골로 힘겹게 승리하기는 했지만, 스리백 전술이 성공적으로 들어맞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지 못한 황인범에게 책임이 향했다.

벤투 감독이 황인범이 아닌 다른 카드를 고민한다면 대체 요원은 충분하다. 본래 포지션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백승호는 이란전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3월 평가전에 소집돼 벤투 감독에게 한 차례 점검받았던 이강인도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맹활약 중이다. 하프 스페이스를 넓게 활용하고자 한다면 황희찬, 나상호 역시 라인을 내린 2선에서의 투입이 가능하다.

황인범의 입지가 예전만큼 굳건하다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제아무리 그동안 벤투호의 황태자로 군림했다 할지언정 노출된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선발은 장담할 수 없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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