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배 너무 많다” 경고에도…헝가리 정부 “나 몰라” 방치

국민일보

“다뉴브강 배 너무 많다” 경고에도…헝가리 정부 “나 몰라” 방치

입력 2019-06-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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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에서 바지선에 실려 이동되는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앞으로 태극기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유람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다뉴브강 선박 교통량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고가 이미 수년 전 제기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선박 사고를 경고하는 최소 두 건의 보고서가 있었으나 관광 수입 축소를 우려한 헝가리 정부가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부다페스트시 의뢰로 작성된 2013년 연구보고서는 “크루즈선 운항 급증으로 다뉴브강이 혼잡해졌으며 사고 위험으로 인해 현재 강이 긴장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부다페스트 교통 당국이 올해 작성한 연구보고서에는 다뉴브강을 오가는 관광 유람선과 다른 선박 간 더 많은 협력이 요구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부다페스트 시장을 지낸 가보르 뎀스키는 “시 공무원들이 다뉴브강의 선박 통행량이 너무 많고 이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대응에 실패했다”며 “매우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투명성기구 헝가리 지부도 “정부가 사업적 수익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지나치게 무시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만약 이 가정이 성립된다면 이는 중대한 과실이며 기소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헝가리 관광청은 크루즈선의 항해와 관련해 모든 국제 규정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사고가 선박 운항 면허기준의 완화와 관련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운항하는 한 선장은 “2013년 정부 관리자 출신이 선박 면허 필기시험 분야를 담당하기 시작한 뒤 소형 선박에 대한 면허기준이 변경됐다”며 “항해에 대해 아무것도 배울 필요가 없다. 정확한 답을 외우기만 하면 면허를 딸 수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관광이 주수입원인 헝가리와 부다페스트시의 방치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며 “정치적 계산과 안전을 경시한 이윤 추구가 만들어낸 참사”라고 보도했다.

백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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