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희호 여사 조문하고 말없이 떠난 전두환 부인 이순자

국민일보

고 이희호 여사 조문하고 말없이 떠난 전두환 부인 이순자

입력 2019-06-12 15:14 수정 2019-06-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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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가 12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를 조문한 뒤 유족과 인사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가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았다. 전씨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의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조작으로 이 여사와 악연을 갖고 있다.

이 여사의 차남 김홍업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삼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장례 이틀째인 12일 오전 8시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한 고인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이씨는 오전 9시52분 빈소를 조문했다.

이씨는 이 여사의 영정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김 전 의원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다른 유족들과 인사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인사로 빈소를 지킨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씨와 악수하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전씨는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뒤 김 전 대통령을 정적으로 여겼다. 전씨의 신군부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해 1980년 5월 김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장남인 고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도 신군부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혹독한 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가 12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가 12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당시 이 여사는 남편과 아들의 수의를 미리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에게 남편의 석방을 청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집권한 뒤 전씨에게 정치적으로 보복하지 않았다. 전씨와 신군부의 또다른 실세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모두 사면복권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부터 명절과 생일마다 전씨와 이씨에게 선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이 여사의 온화한 성품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이씨는 이 여사의 빈소 방명록에 글을 남기지 않고 떠났다. 유족과 나눈 대화 등을 물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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