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우승 병역면제” “형평성 어긋나”… 靑 국민청원까지 등장

국민일보

“U20 우승 병역면제” “형평성 어긋나”… 靑 국민청원까지 등장

입력 2019-06-12 15:36
U-20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강인이 12일 에콰도르와의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AP뉴시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월드컵 우승의 포상으로 병역 혜택을 부여하자는 의견이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제기됐다. 이 제안은 현행법상 실현이 불가능하지만,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으로 진출한 ‘어린 태극전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나타낸 사례가 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12일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가진 준결승을 1대 0으로 승리했다.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4강에 올랐고, 파죽지세로 우승 문턱까지 올라섰다. 우승하면 남자 축구 사상 첫 FIFA 주관 월드컵 트로피를 손에 넣게 된다.

축구팬들은 선수들의 선전을 격려하면서 ‘병역 면제론’을 제기하고 있다. 병역 혜택을 부여해 선수 경력의 걸림돌을 걷어내자는 취지다. 이런 주장은 각급 대표팀의 국제대회 선전 때마다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표출됐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U-20 청소년 대표팀의 병역 혜택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10일 시작된 청원은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3996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의 답변 요건인 30일간 20만명의 동의를 이끌어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이 청원을 SNS로 옮긴 반론과도 충돌하고 있다.

현행법상 국가대표가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두 개뿐이다. 올림픽에서 입상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야 한다. 월드컵, 아시안컵처럼 FIFA 산하 국제대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손흥민을 포함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단은 금메달을, 기성용을 포함한 2012 런던 올림픽 선수단은 동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혜택을 얻었다.

과거에는 달랐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작성했던 ‘히딩크 사단’ 일원들은 모두 병역 혜택을 받았다. 당시 월드컵 개최와 함께 축구에 대한 전국민적 대성황이 일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와 협의해 특별조치를 시행했다.

정부는 16강 이탈리아전이 열리기 바로 전날 병역법 시행령을 발동시켜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16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 사람도 특례 대상에 포함한다’고 정했다. 청와대 청원은 당시의 시행령을 바탕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논란은 4년 뒤에 불거졌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야구 국가대표팀이 4강에 오르자 국방부는 곧바로 선수들에게 군 면제 혜택을 결정했다. 비인기 종목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인기종목인 축구, 야구에만 편의를 봐준다는 취지다. 그 결과, ‘월드컵 16강 이상’이나 ‘WBC 4강 이상’에 면제 혜택을 부여한 병역법 시행령은 폐지됐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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