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에 신인왕 후보자격을…’ 28G연속 ‘0’…유턴파 원천 봉쇄

국민일보

‘하재훈에 신인왕 후보자격을…’ 28G연속 ‘0’…유턴파 원천 봉쇄

입력 2019-06-13 13:35 수정 2019-06-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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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타이거즈 선동열(56)이 불펜에서 몸을 푸면 상대 팀은 경기를 사실상 포기하던 시대가 있었다. 4시즌이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레전드였기에 가능했다.

선동열과 비교하긴 커리어면에서 한참 못 미치지만 SK 와이번스 하재훈(29)도 어느덧 승리 보증수표가 되어 가고 있다. 지난 12일 KT 위즈와 SK의 수원 경기 9회말 하재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SK가 6-3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하재훈은 첫 타자 장성우를 5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대타 오태곤마저 4구 헛스윙 삼진 아웃시켰다. 대타 송민섭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지만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중견수 플라이 아웃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16개의 공으로 끝냈다.

하재훈이 28경기째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실점을 한 경기는 지난 4월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마지막이다. 이 기간 25.1이닝을 던져 14안타를 내줬다. 볼넷 12개를 허용한 반면 삼진은 무려 32개를 잡아냈다. 피홈런은 한 개도 없었다.

하재훈이 올 시즌 실점을 허용한 경기는 단 2경기다. 5승 1패 15세이브 3홀드로, 세이브 부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24)가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상황이라 역전 가능성이 높다.

이것만이 아니다. 장타는 2루타 5개가 전부다. 폭투와 보크와는 거리가 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03이다. 피안타율은 0.164다. 이 정도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하재훈은 신인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올해 SK에 입단한 선수다. 신인이다. 투수 지표만 놓고 본다면 LG 트윈스 정우영(20)과 신인왕 경쟁을 충분히 벌일만 하다.

그러나 하재훈은 신인왕 후보 자격이 없다. 2009년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 우여곡절을 겪다 돌아온 이른바 ‘해외 유턴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KBO 규정에는 ‘외국 프로야구기구에 소속되었던 선수는 신인 선수에서 제외된다’라고 되어 있다. 신인왕 후보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규정은 무분별한 해외 진출을 막고자 만들어진 규정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메이저리그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KBO리그에서 경력을 검증받은 뒤 FA자격을 얻고 가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하재훈을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29), KT 위즈 이대은(30) 등은 모두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국내 리그에 어렵게 정착했다. 그들에게도 신인왕 후보 자격이라도 줘야 하는 게 마땅하다.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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