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쉽게 하자” 정준영 불법촬영 무마한 경찰과 변호사

국민일보

“쉽게, 쉽게 하자” 정준영 불법촬영 무마한 경찰과 변호사

입력 2019-06-13 15:52 수정 2019-06-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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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수 정준영(30)씨의 여자친구 불법촬영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이 정씨의 변호사와 짜고 부실하게 수사한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직무유기·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서울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장 A씨(54)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정씨의 변호사 B씨(42)도 직무유기 공범과 증거은닉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A씨는 2016년 8월 20일 정씨 변호인에게 “포렌식을 의뢰했다고 하지 말고 휴대전화를 분실한 것으로 쉽게 쉽게 하면 될 것”이라며 증거 은폐를 먼저 제안했다. 휴대전화는 압수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불법 동영상 유포 혐의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여성청소년과장·계장이 휴대전화를 압수해 증거물을 확보하라고 지시하자 이번에는 사설 포렌식 업체에 ‘데이터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업체가 허위 확인서 발부를 거절하자 A씨는 윗선에 “포렌식에 약 2~3개월 걸릴 것 같다”는 허위 내용을 넣어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뒤 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포렌식 업체 안내문에 따르면, 데이터 복구에는 24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경찰 수사는 통상의 성범죄 사건보다 훨씬 짧은 17일 만에 마무리됐다.

B씨는 수사 과정에서 경찰에 허위 변호인 확인서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또 정씨가 카톡방 사건으로 입건된 지난 3월까지 약 2년 7개월간 해당 휴대전화를 자신의 사무실 금고에 보관해왔다.

A씨와 B씨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예인 사건이라 부담돼서 빨리 처리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강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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