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교통조사원이었습니다” 함평경찰 해명 역풍

국민일보

“그는 교통조사원이었습니다” 함평경찰 해명 역풍

‘함평군청 사태 부적절 대응 논란’에 ‘알려드립니다’ 내보내… “교통조사원은 경찰 아니냐” 반발

입력 2019-06-13 17:32 수정 2019-06-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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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30대 남성이 모 건설사 직원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는데도 경찰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 함평경찰서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당시 경찰차량은 교통사고 조사차량’이었으며 ‘현장에 내린 경찰관은 현장에서 112 신고 출동 여부를 확인하고 정보관에게 연락하려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그러나 “경찰 교통조사원은 경찰이 아니라는 말이냐”라며 발끈하고 있다.

인터넷 영상 캡처. 일부 모자이크

함평경찰은 13일 ‘함평경찰에서 알려드립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논란이 된 ‘함평군청 폭행사건’의 일부 사실이 잘못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함평경찰은 “일부 네티즌께서 경찰차량이 신고를 접수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지나가버렸다거나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당시 경찰차량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차량이 아닌 교통사고 조사를 위해 경찰서로 이동하던 교통사고조사차량임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폭행사건을 전담하는 경찰이 아니었고 현장 폭행 상황을 정확히 목격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함평경찰은 “당시 교통사고조사차량은 폭행 현장을 목격하지 못하고 현장을 지나다 가해자가 차량을 세우게 되어 현장에 정차한 것”이라면서 “이후 차량에서 사복을 입은 교통조사요원이 1명 내리고 차량은 교통사고조사를 위해 경찰서로 이동했다. 따라서 경찰차량이 주차를 시킨 후 다시 현장에 왔다거나 경찰차가 아무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버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함평경찰은 이어 “일부에서 경찰관이 현장을 방치했다거나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고 지적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영상에서 핸드폰을 만지는 모습은 연락조치를 위해 취했던 행동이었다”면서 “다만 현장에 있던 경찰관(사복착용)이 경고나 제지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향후 재발 방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량에서 내렸던 경찰관도 사후에 해당 영상을 보고 현장에서 그런 심각한 폭행이 있었던 것을 알았더라면 적극적인 제지 조치를 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고 알렸다.


함평경찰이 적극 해명하고 나섰지만 네티즌들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교통조사관은 경찰이 아니다! 분야가 다르다. 폭력은 형사계다. 뭔뜻인지. 세금이 무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거나 “교통 경찰은 경찰 아님? 핑계, 변명의 글로 읽혀지는 나는 난독증 환자인가”라는 댓글이 추천을 가장 많이 받았다.

사건은 지난 11일 낮 12시49분쯤 함평군청 입구에서 벌어졌다. 주민 A씨(39)가 함평골프장 반대집회를 비난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모 건설사 직원 B씨(40)가 다가와 다짜고짜 A씨의 얼굴을 손으로 때렸다. 인터넷에 오른 현장 영상을 보면 B씨는 자신이 다니는 건설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A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B씨는 또 외국인을 사서 죽이겠다는 식의 폭언과 협박을 일삼았다.

인터넷 영상 캡처. 일부 모자이크

B씨는 함평군청 안으로 들어가려는 경찰 승합차를 세운 뒤 자신이 싸움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경찰 한 명이 차에서 내려 다가오자 B씨는 A씨의 손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시늉을 했다. 그러면서 “처벌해 주시라고요”라며 쌍방폭행이라는 식으로 몰아간다.

경찰은 그러나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A씨가 잇단 폭행으로 거리에 쓰러져 누운 뒤에야 경찰 여러 명이 다가와 A씨의 상태를 살폈다.

경찰에 따르면 B씨가 다니는 건설사는 함평골프장이 들어서면 농약사용으로 지하수가 오염돼 친환경유기농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장기간 골프장 건설 반대집회를 해왔다. A씨는 이 반대집회로 상권이 악영향을 받고 소음발생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며 1인 시위를 벌였다.

A씨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제게 온 것 같은데 별 제지도 안 하고 쳐다만 보고 있었다”면서 “무서웠는데 경찰도 가만히 있었다”고 호소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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