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집단폭행 10대 ‘살인죄’ 적용 검토하게 된 결정적 이유

국민일보

광주 집단폭행 10대 ‘살인죄’ 적용 검토하게 된 결정적 이유

입력 2019-06-16 06:27
방송화면 캡처

광주에서 집단폭행으로 친구를 숨지게 한 10대 4명에게 경찰이 기존 ‘폭행치사’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해 적용할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차별 폭행을 계속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집단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A(18)군 등 10대 4명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친구인 B(19)군을 두 달 동안 상습 폭행했고 지난 9일 오전 1시쯤엔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수십 차례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가해자들이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과 증거들이 ‘우발적 사건’이 아님을 증명했다.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게 한 결정적 증거는 가해자들의 진술이었다.

가해자 중 일부는 사건 당일 B군을 폭행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때리다간 죽을 수도 있겠다”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살인죄로 적용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대법원은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위를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자기의 행위로 인해 타인이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기만 해도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판례에 근거하면 가해자들은 B군인 숨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폭행을 반복하고 폭행 과정에서 별다른 치료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사건의 사례와 관련 판례를 충분히 검토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 법률검토 중”이라며 “추가 증거와 진술이 확보된 만큼 혐의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가해자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한 결과 폭행의 반복성과 잔혹성이 확인됐다. 가해자들은 두 달간 B군을 폭행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관했다. 사진 속 B군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맞아 멍이 들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도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B군의 사인은 ‘다발성 손상’으로 무차별적이고 잔혹한 폭행으로 신체에 상처를 입어 숨진 것이다. B군의 몸은 폭행으로 생긴 멍으로 뒤덮여 있었으며 갈비뼈도 부러진 상태였다.

한편 상해치사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지만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