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치인에게 불교 신앙고백 강요는 종교자유 침해”

국민일보

“기독교 정치인에게 불교 신앙고백 강요는 종교자유 침해”

한국사회발전연구원 세미나서 분석... 왜곡된 종교편향 문제도 지적

입력 2019-06-17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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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 1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한 '종교와 국가의 바람직한 관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이날 이정훈 울산대 교수(왼쪽 세번째)는 헌법에서 말하는 정교분리 원래 의미와 기독교 정치인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는 종교편향 논리의 위험성을 소개했다.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사장 조일래 목사)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종교와 국가의 바람직한 관계: 공적영역에서 발전적 관계를 위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종교자유의 본질을 고찰했다.

‘헌법상 종교분리 원칙과 국가와 종교의 관계’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이정훈 울산대 교수는 종교의 자유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으로, 국가가 나서서 통제하거나 법적으로 개입해 강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선거 때만 되면 개념조차 불분명한 정치인의 종교편향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이것은 기본권 중의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종교편향과 관련해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야당 대표가 사찰을 방문했다가 아기부처를 씻는 예식을 안 했다고 벌어진 논쟁”이라면서 “세속적 행사가 아니라 불교의식을 집전하는 상황에서 기독교인에게 불자의 신앙고백을 강요한 것은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 대한민국에선 타 종교의 신앙고백을 강요받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거꾸로 불교 정치인이 교회를 방문했을 때 사도신경을 하라고 해서 신앙고백을 강요했다면 헌법상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면서 “왜냐하면 종교의 자유는 한 인간의 존엄성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믿지 않는 신앙을 강제하면 당사자의 존엄성은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독교인 정치인에게 종교적인 불교의식을 강요하면 안 되고, 불교 신도인 정치인에게 강제로 사도신경 외우게 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공적 공간에서 종교성을 없애고 무종교화를 추구하려는 사회 분위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공적영역에서 종교성을 배제하려는 시도가 또 다른 종교편향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법철학적 관점에서 사회정의는 도덕논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정의문제는 깊숙이 들어가면 결국 도덕논쟁”이라면서 “결국 법과 도덕이 분리될 수 없고 그 배경엔 종교적 윤리성과 정신성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즉 서구사회를 지탱하는 도덕적 원리, 가치는 기독교의 종교개혁 정신, 기독교 윤리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도덕 문제에 있어 공공성, 가치중립을 이야기하지만 도덕문제를 이야기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종교와 연결되게 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권의 본질에 종교의 자유가 포함되고 거기에는 종교실행의 자유, 즉 누군가에게 자기 종교를 설명하고 전도를 할 수 있는 자유가 반드시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프랑스처럼 공적 영역에서 종교의 자유를 엄격하게 제한하려다 보니 오히려 역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공공성을 이야기하면서 종교가 사회에 끼치는 순기능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식으로 도덕적 가치중립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무신론적 방식으로 일종의 종교적 방식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 공격수였던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서 크리스천 정치인을 공격할 때 써먹었던 것이 공적 영역의 무종교화를 추구한 프랑스식 정교분리”라면서 “종자연의 주장은 종교색 자체를 완전히 배제하자는 것으로 무신론적이 배경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사회에 알려진 정교분리 국교부인 원칙이 잘못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교분리의 헌법적 출발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시작됐는데, ‘청교도적 회중교회가 진짜 교회’라고 선언하면서 침례교 등 다른 교회가 소외감과 차별을 느끼면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다른 종교의 소외를 막기 위해 국교 부인의 원리를 창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결국 한국 사람들이 잘못 아는 정교분리의 원래 의미는 자유를 위한 원리로 국가공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마음껏 표현하고 마음껏 실현하라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한국에선 이걸 거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자성애 매춘 동성애 강연을 주도한 학생을 징계한 한동대 사건이 갖는 의미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한동대 교목은 사립학교법상 교원인 동시에 목사”라면서 “목사로서 건학이념과 교리에 반하는 사안에 대해 채플시간에 신앙지도를 하는 것은 당연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장로교 목사가 강단에서 장로교 교리에 반한 설교를 하면 치리를 받게 돼 있다. 그것은 세속법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한동대의 결정에 대해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라고 결정했다. 이것이야말로 정교분리 위반이며, 헌법을 위반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은 자율성과 종교교육의 자유가 있는데, 판사나 국가인권위는 교단이나 한동대 대신 종교적 교리에 맞느냐 안 맞느냐 판단할 자격을 갖고 있지 않다. 그 업무는 학교와 교목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마찬가지로 조계종의 계율 어겼는지 아닌지는 종단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 국가인권위원장이 징계위원회에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그런 것을 국가기관이 침해하기 시작한다면 종교의 자율을 침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동대 사건이 다자성애를 즐기는 학생이 학내에서 행사를 개최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만약 무기정학을 받은 학생이 한동대학교 밖에서 폴리아모리 다자성애 행사를 개최했다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학교 설립정신에 어긋나는 행사를 교내에서 했다는 것이다. 학교는 당연히 관리 차원에서 학교 시설을 불허하는 것이 학교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울산대도 민주노총의 마르크시즘 강연을 거부하며 강의실 대여를 불허한 적이 있다”면서 “이것은 정치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 시설물을 누구에게 내주고 어떻게 관리하는 것은 학교가 판단할 문제이지 국가가 이래라저래라 판단할 문제가 절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만약 정치적 자유 침해에 해당하려면 국가가 앞장서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강연을 막아설 때나 가능하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폴리아모리 다자성애 매춘 강연이 문제 된 것은 성윤리 관점에서 기독교 대학에서 용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교분리 위반여부 판단은 세속적 목적 여부, 정부와 종교 간 유착관계 여부, 직무관련성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해 불교의 템플스테이 사업을 지원한다”면서 “이것의 정교분리 위반 여부는 이게 세속적이냐,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특정 종교와 유착관계에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만약 유착됐다면 특정 종교를 우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상대종교를 차별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차별을 없애는 게 정교분리의 핵심”이라면서 “차별이냐 아니냐는 결국 예산지원에서 드러난다. 특정 종교에 세속적 목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지가 정교분리 위반, 종교편향의 핵심 판단 기준”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종교편향이라는 말이 마치 한국사회에서 확정된 개념인 것처럼 주장하는데, 중요한 것은 정교분리 따질 때는 반드시 직무 관련성을 꼭 따져 봐야 한다”면서 “대통령, 고위 공직자라도 종교의 자유가 있으므로 예배 금지 조항이 있을 수 없다. 만약 예배에 참석 못 하게 하면 개인의 종교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불교신자인 서울시장이 직무와 관련 없이 석가탄신일 법회 때 승려와 차 한 잔 나누는 것은 정교분리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서울시장이 시장의 직무와 관련된 일에서 불교 신자라는 이유로 사찰에 특혜를 주거나 예산지원을 했을 때 종교편향, 정교분리 위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배경에서 기독교인인 시장이 주일 교회에 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전직 기독교인 대통령이 경호문제 때문에 청와대에 목회자를 초청해서 예배드리는 것도 직무와 상관없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대통령직을 이용해 직무와 연관된 일로 교회에 특혜를 줬다면 그때 위법사항이 된다”고 소개했다. 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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