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에 충성 않는다” 윤석열, 모든 것의 시작이 된 6년 전 발언

국민일보

“난 사람에 충성 않는다” 윤석열, 모든 것의 시작이 된 6년 전 발언

입력 2019-06-17 15:13 수정 2019-06-17 15:34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시절인 2013년 10월 21일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후보자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원칙대로 진두지휘해 박근혜정부에서 시련을 겪었지만, 문재인정부에서 화려하게 복귀해 검찰개혁의 최전선으로 다가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윤 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며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면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권력과 외압에 흔들리지 않은 강직함을 보였다. 시대적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과제를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34세였던 1994년 검사로 첫발을 들였다. 동기들과 많게는 열 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있을 정도로 그의 임관은 늦었다. 하지만 늦은 출발이 그의 발목을 잡지는 않았다.

수사력과 추진력에 강직한 성품을 갖춰 20여 년 동안 현대차 비자금 사건, LIG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의혹,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을 수사하면서 ‘특수통’으로 명성을 날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한 검사도 윤 후보자였다.

시련은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찾아왔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면서였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윤 후보자는 국정원을 압수수색하고 직원을 체포하는 등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JTBC 뉴스 방송화면 촬영

윤 후보자는 2013년 10월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법사위원인 정갑윤 의원으로부터 “조직을 사랑하는가, 사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대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내부 고발과 소신 발언의 결과는 지방 좌천이었다. 2014년 1월 대구고검, 2016년 1월 대전고검을 전전했다.

그렇게 끝날 것만 같던 윤 후보자의 관운은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전말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해 12월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구성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합류해 복귀의 서막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수사하고 구속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윤 후보자를 집권 열흘도 지나지 않은 2017년 5월 19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찰청 차장, 서울고검장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자리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주로 처리하기에 ‘검찰의 꽃’으로 불린다. 윤 지검장은 지난 2년간 문재인정부에서 검찰개혁을 실행한 ‘엔진’으로 활약했다.

윤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안은 오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국회로 넘어간다. 검찰총장은 인사청문 대상이지만, 그 임명에 국회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접수한 날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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