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현남편 “날 때린 적은 없지만…다투면 ‘죽겠다’고 자주 했다”

국민일보

고유정 현남편 “날 때린 적은 없지만…다투면 ‘죽겠다’고 자주 했다”

입력 2019-06-18 09:15 수정 2019-06-18 10:29
뉴시스

제주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36)의 재혼 남편 A씨는 경찰이 자택에 찾아올 때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고유정이 자신에게는 폭언이나 폭행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적도 없었고, 범행 후 집에 돌아온 뒤에는 너무나 태연한 모습이었다고 A씨는 기억했다.

A씨는 고유정이 지난달 25일부터 사흘간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았었다고 17일 조선일보에 밝혔다. 지난달 25일은 고유정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날이다. A씨는 고유정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27일 오전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했다고 한다. 고유정은 이후 약 5분 만에 “신고를 풀어달라”고 연락해왔다.

고유정이 A씨와 함께 사는 충북 청주의 자택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달 31일이다. 고유정은 “혼자 있고 싶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 등의 핑계를 대며 연락을 잘 하지 않았고, 지난달 30일 자정을 전후해 “(강씨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는 문자를 보냈다. A씨는 밤을 새우며 “집으로 돌아오라”고 고유정을 설득했다고 한다.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까지 늦잠을 잔 뒤 고유정과 데이트에 나섰다고 했다.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고유정을 위로해주기 위해서였다. A씨는 “고유정이 밝게 지인과 통화했고, 함께 노래방도 갔다”고 했다. 고유정의 범행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음 날인 이달 1일 경찰이 자택에 찾아온 뒤에야 그는 고유정의 범행을 알 수 있었다.

고유정은 강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와 5~6년간의 연애 기간 동안에는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 적 없지만, 결혼 후 갈등이 생긴 뒤 달라졌다는 게 강씨 지인·유족 등의 증언이다. 강씨 동생은 최근 MBC 실화탐사대와 인터뷰에서 “형이 (고유정에게) 휴대전화로 맞아 피부가 찢어진 적도 있다. 고유정이 아이가 있는 데도 흉기를 들고 (형을 향해) ‘너도 죽고 나도 죽자’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조선일보에 “(고유정이) 나에게는 폭언이나 폭행을 하지 않았고 잘 따라줬다”고 했다. 다만 고집이 센 편이었고, 다투기라도 하면 ‘죽겠다’ ‘사라져버리겠다’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A씨는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제주에서 고유정을 만났는데, 당시에도 평소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식사를 했다. 이상한 점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면서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날은 고유정이 흉기와 세제를 구입한 날이었다”고 했다. 고유정은 범행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했던 것이다.

A씨는 지난 3월 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자신의 아이도 고유정이 살해한 정황이 많다고 믿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췄던 경찰의 초동 수사를 지적하며 아이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호소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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