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지금 축사 다니는 건 국가적 비극”

국민일보

[단독]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지금 축사 다니는 건 국가적 비극”

“대통령 참모들, 미국 눈치 너무 본다”

입력 2019-06-20 14:56 수정 2019-06-20 15:58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연철 장관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 문제를 두고 국제 정세가 시급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연일 각종 토론회에 축사 참석을 한 점을 대표적으로 지적했다.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마친 뒤 국민일보와 만나 “지금 장관이 축사를 하고 다니는 것은 참 국가적 비극”이라며 “통일부 장관은 지금 평양에서 열리는 회담을 모니터링하고 있어야 한다”고 김 장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일부가 일이 없다. 존재감이 없다. 안쓰럽다”며 “통일부가 이럴 때가 아니다. 일을 저질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을 향한 불만도 쏟아냈다. 정 전 장관은 “너무 미국 눈치를 보는 참모들만 있다”며 “대통령을 모시는 장관들도 너무 미국 눈치만 본다. 장관을 모시고 있는 참모들도 너무 소극적이다. 용감한 놈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음대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미국이 못하게 하면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며 “(참모들이) 싸움을 안 해봐서 그렇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공개 석상에서도 김 장관을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국회 한반도경제문화포럼이 주최한 ‘6·15 남북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한 정 전 장관은 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떠난 뒤 “통일부 장관이 축사만 하고 다니는 것은 비정상이다. 그러지 말라”며 “지금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김 장관을 앞에 두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떠난 직후 마이크를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어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정 전 장관은 국민의정부와 비교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참모들은 (대통령의 길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했는데 이번 참모들은 대통령의 발목을 너무 잡는 것 같다”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 결정자로 나서는 등 끌려다니는 것은 참모들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미국의 대북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리의 문제를 허락받는 것을 문 대통령이 끊어줬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참모들이 용기를 갖고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악수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과 정세현 전 장관.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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