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먹이고 성추행한 가해자… 법은 그들을 미성년자라 합니다”

국민일보

“세제 먹이고 성추행한 가해자… 법은 그들을 미성년자라 합니다”

칠곡 폭행사건 피해자 부모 “신고자 찾으러 다니는 가해자… 아이들은 외출도 못 한다”

입력 2019-06-22 15:44 수정 2019-06-22 17:33


“지난 16일 이 일을 당하고 며칠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가슴을 치고 또 가슴을 치며 살고 있습니다… 나라의 법은 가해자들이 미성년자랍니다.”
칠곡에서 감금과 폭행, 성추행 등 폭력을 당한 피해자 부모라고 밝힌 게시자는 ‘칠곡 감금 폭행 사건은 미성년자라서?’라는 제목으로 지난 21일 청와대 게시판에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동의하는 사람은 2만여 명을 육박하고 있다.

22일 경북 칠곡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4시쯤 칠곡군 왜관읍의 한 원룸에서 중·고교생 11명을 집단 폭행한 가해자 7명 중 2명을 구속했다. 가해자는 10대가 5명, 20대가 2명이다. 또 피해자 11명은 중·고교생이고 일부 학생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경찰서는 동네 선·후배 사이인 가해자들이 ‘버릇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감금 폭행하고 성추행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해 학부모라 밝힌 게시자는 폭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경찰 발표보다 피해 정도가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게시자는 “지금 인터넷에 떠들썩한 칠곡 감금 폭행 성추행 등 당한 피해자 엄마”라며 자신을 밝힌 뒤 “다친 아이를 보며 엄마는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된다.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 힘이 없어 미안하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아이 앞에서 울지도 못하고 밤마다 가슴을 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면서 “많은 피해자들이 있고 그 아이들이 전부 중3, 고1이라는 어리고 어린 아이들”이라고도 했다.


피해 정황도 상세히 설명했다. 가해자들은 어린 피해 학생들을 4~12시간씩 감금한 것도 모자라 때리고 흉기로 위협하고 유사 성행위까지 강요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때리거나 세제에 담배꽁초와 침을 섞어 억지로 먹이기도 했다. 얼굴에 봉지를 씌운 채 ‘보풀제거기로 손가락을 갈아버린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게시자는 가해자들이 폭행을 치밀하게 계산해서 저질렀다고도 했다.
소주병으로 피해자들의 머리를 내리칠 때는 피해의 강도가 크고 작은 곳을 선별했고 피해자들을 때릴 때면 “우리는 미성년자라 너희들 때려서 들어가도 얼마 살지 않으니 신고하면 죽여 버린다”며 법을 앞세워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경찰에서 밝힌 가해자의 폭행 이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게시자는 “‘선후배다, 버릇이 없다’라고 잘못 보도됐는데 피해를 입은 애들은 가해자들과 일면식도 없거나 동네가 워낙 작다보니 오다가다 얼굴 본 정도”라고 했다.

가해자들의 뻔뻔스러운 행동에 대해서도 분노를 드러냈다.
게시자는 “피해자들은 무서워서 집밖에 나가기도 힘들고 잠도 못자고 숨어 지내는데 가해자들은 살 만하더라며 SNS에 글을 올렸고 고등학생 가해자는 불구속 수사 중임에도 친구들 시켜 신고한 사람 잡아오라고 시켜 동네에서 찾으러 다닌다”고 적었다.
게시자는 가해자가 SNS에 올린 글은 삭제된 상태라고도 했다.

피해 부모는 “가해자 부모들은 동네 유지고 힘 좀 쓴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럼 우리 피해자 애들은 누가 지켜줄 수 있나”라고 호소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청소년 범죄 사례들을 열거한 뒤 “나이만 청소년이지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청소년 법이라는 법 아래 악용하며 더 많은 피해자들과 희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청소년 법 폐지는 무산되고 강화하겠다고만 하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 주겠냐”고 항변했다.
게시자는 또 “대한민국 법은 범죄자들 인권만 생각하는 나라냐”고 물은 뒤 “나쁜 가해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댓가를 치를 수 있게 도와 달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