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생일날 아내 무참히 살해…남편, 징역 25년 확정

국민일보

큰딸 생일날 아내 무참히 살해…남편, 징역 25년 확정

입력 2019-06-24 11:16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혼소송으로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 잔혹하게 살해한 남편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세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의 심신미약 감형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알려진 일명 ‘구월동 살인사건’이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8)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연령·성향·환경, 아내와 관계, 범행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게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주택가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내 B씨(40)를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사건 발생 약 1년 전 B씨는 A씨에게 폭행당해 세 딸과 집을 나갔고 상습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A씨는 아내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이혼하려 한다는 의심을 품고 살해를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내와 딸들이 사는 집을 찾아내 범행할 기회를 찾던 중 우연히 딸이 집에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인근에서 기다렸다가 B씨가 집 밖으로 나오자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 당일은 큰딸의 생일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감형을 요구했다.

1심은 “동네 주민들이 목격하고 있는데도 의식하지 않았으며 도움을 청하는 B씨에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 무참히 살해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도 지난 4월 “자녀들은 한순간에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를 살해한 아버지를 두게 돼 표현 못할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다. 그런데도 A씨는 범행 동기를 B씨 탓으로 돌리는 등 책임을 줄이려 한다”며 1심 형을 유지했다.

자신을 A씨의 첫째 딸이라고 밝힌 한 중학생은 사건 발생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아빠는 저희에게 관심이 없었고 어릴 적부터 엄마를 폭행했다. 저와 동생이 엄마에게 권유해 엄마가 이혼을 결심한 것”이라며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벌이 줄어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강문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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