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과 맞서준 네티즌들께 감사” 유가족 새벽글

국민일보

“고유정과 맞서준 네티즌들께 감사” 유가족 새벽글

‘국민청원 20만 돌파’ 전 남편의 남동생 감사 마음 전해 “형님 유해만 찾으면 바랄 게 없어”

입력 2019-06-24 13:55 수정 2019-06-24 14:15
고유정(36)에게 살해된 전 남편의 남동생이 네티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조차 거절했던 흉악한 사건에 네티즌들이 큰 관심을 보여줬고 그로 인해 사건이 쉽게 풀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형님의 유해를 찾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고 적었다.
신상 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여)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왼쪽부터)을 가렸으나 7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며 고개를 들고 얼굴을 보였다. 뉴시스

남동생 A씨는 24일 새벽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제주 펜션 피해자 동생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오늘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이 넘었다”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그는 사건 이후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힘겨운 날을 보냈지만 네티즌들이 함께 해주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일부 모자이크

A씨는 “사건 발생 이후 정신없이 살았다. 형님의 누명을 벗기고자 발로 뛰었고 하천과 수풀을 헤치는 등 범인을 잡기 위해 증거들을 모았다”면서 “지금은 형님이 남긴 권리를 지키려고 싸우고 있다. 이제 형님 유해만 찾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감사해 했다.

사건이 알려지기 전에는 외롭고 힘들었다고 했다. 심지어 변호사 사무실에서조차 사건을 거절당한 적도 있다고 했다.
뉴시스

A씨는 “처음에는 저 혼자 싸우는 줄만 알았다. 세상은 어두웠고 상대는 거대했다. 고유정의 모든 거짓말을 밝혀야 했다”면서 “무엇보다 사건이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까 두려웠다”면서 “형님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은데, 제 능력이 모자라 절망했다. 그러던 중 국민청원을 올렸고 이후 수많은 응원 댓글과 위로를 받아 큰 용기 얻었다”고 썼다.

A씨는 끝으로 “제가 받은 도움과 격려 평생 잊지 않고 저 또한 주변을 돌보며 살겠다”면서 “가장 힘들 때 가장 큰 용기를 주신 보배분들께 유가족을 대표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7일 고유정과 자신의 형님이 어떻게 이혼을 했고 이혼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글을 보배드림에 올리며 고유정이 엄벌을 받게 되길 호소했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당시 “그리워하던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이제는 영원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아직도 당일 블랙박스 영상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노래하던 형님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죄이기에 시신조차 낱낱이 훼손돼 아직까지 찾지 못한단 말인가”라고 절규했다.

A씨가 지난 6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고유정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청원은 24일 오후 현재 답변 요건인 청원인 20만명을 넘긴 20만6283명을 기록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지난 1일 충북 청주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제주지검은 7월 1일까지 고유정의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채널A에 따르면 고유정은 자신의 신상공개를 막기 위해 경찰을 상대로 신상공개 결정 취소 소송을 냈다. 고유정은 신상공개 결정이 난 뒤에도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며 노출을 피해 빈축을 샀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아들과 가족들 때문에 얼굴이 노출되면 안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신상공개 흉악범 중 공개 결정을 취소하라고 소송을 낸 건 고유정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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