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7일을 허락하신다면”…아내의 고백

국민일보

“하나님이 7일을 허락하신다면”…아내의 고백

입력 2019-07-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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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나님께서 내게 7일간 손을 쓸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신다면...”

일상의 작은 것에 큰 행복을 느꼈던 적은 언제였나요?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작고 평범한 것들, 일상적인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뭔가 특별하진 않아도 소소한 일상이 아름답고, 평범한 하루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글이 페이스북에 게재됐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문승찬(48) 이은주(50)부부입니다. 아내는 뇌성마비 장애인, 남편은 비장애인입니다. 두 사람은 2014년 온라인에서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친구가 됐습니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햄버거 가게에서 실물을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이 생겼습니다. 은주씨는 “첫 만남에 남편의 속 눈썹이 너무 예뻐 보였다”고 고백했습니다. 이후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 승찬씨와 은주씨는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남편 문승찬(왼쪽)씨와 이은주씨가 활짝 웃고 있는 모습.

두 사람은 2년간의 연애 끝에 2016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사람들의 편견과 장애는 이들에게 중요치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는 성경 말씀처럼 이들은 하나님이 서로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이었기 때문입니다.

3년 차 신혼부부, 집안 살림은 늘 승찬씨의 몫입니다. 손과 발을 사용하지 못하는 아내를 대신해 요리와 청소 등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면서도 한 번도 불평을 토로한 적이 없습니다. 두 사람은 3년 동안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해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늘 미안하고 고마운 남편 승찬씨를 보며 은주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고백했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내게 7일간 손을 쓸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신다면...”

첫째 날에는 이 손으로 남편에게 아침 밥상을 정성껏 차려주고 싶다.

둘째 날에는 늘 발가락에 수저를 끼워 밥을 먹곤 했었는데 이 손으로 하루만이라도 밥을 떠서 먹고 싶다.

셋째 날에는 이 손으로 성경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하늘 아버지께 두 손을 모아 묵상하고 싶고

넷째 날에는 주일날 교회에 가기 전 남편에게 직접 옷을 골라주며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고 싶다.

다섯째 날에는 세수 대에 물을 받아 남편이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이 손으로 남편의 발을 시원하게 씻어주며 종일 수고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여섯째 날에는 주부로서 주방에서 깔끔하게 설거지를 하며 이 손으로 그릇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예쁘게 가꾸고 싶다.

마지막 일곱째 날에는 두 손 모아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7일간의 감사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다.


은주씨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 미안했던 어느 날 하나님께 기도하다가 은혜를 받아서 써본 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나에게 유익이 되고 이익이 되는 편한 거만 고집한다.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다. 배려와 존중을 표현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승찬씨는 가끔 은주씨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해서 당연하게 해주는 건데 사람들은 나 보고 대단하다고 해. 내가 당신과 함께 사는 것이 왜 대단한 거지? 난 당신이 내 아내일 뿐, 장애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말이야.”

그러면 은주씨는 “당신이 대단한 것은 맞아. 나를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그렇게 말하는 걸 거야. 무엇보다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라고 대답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살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웃을 위해,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은주씨는 “장애인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평범하게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주었으면 좋겠다”면서 “작은 변화의 시작이 평등하게 사는 사회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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