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만들지 말랬지, 치킨 온다고” 베트남 여성 폭행 남편의 말

국민일보

“음식 만들지 말랬지, 치킨 온다고” 베트남 여성 폭행 남편의 말

피해자 지인 “한국말 서툴어서 맞았다” 진술

입력 2019-07-07 05:10 수정 2019-07-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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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여성이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무차별적으로 맞는 이른바 ‘베트남 여성 폭행’ 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음식 만들지 말랬지. 치킨 먹으라고 했지”라는 영상 속 남성의 발언이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무자비한 폭행의 이유가 단지 음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냐는 것이다.

영상은 6일 오전 9시쯤 한 네티즌이 페이스북에 올리며 급속도로 퍼졌다. 이 네티즌은 게시물에 베트남어로 “한국 남편과 베트남 부인의 모습. 한국은 정말 미쳤다”고 적었다. 영상은 수천회 이상 공유될 정도로 화제였으나, 폭력성이 심해 페이스북 측에서 노출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남성은 여성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는 등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옆에 있던 아이가 “엄마, 엄마”라며 울음을 터뜨렸지만 폭행은 계속됐다. 남성은 때리는 내내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먹지 말라고 했지. 치킨 와, 치킨 먹으라고 했지. 베트남 아니라고 했지”라는 말을 반복했다.

네티즌은 “고작 음식 차려준 게 마음에 안 든다고 저러는 게 말이 되느냐” “지금 밥 해줬다고 때린 거냐”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했다. 아이가 울면서 엄마 곁을 지키는 모습 때문에 마음이 더 아프다는 반응도 많았다.

전남 영암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7분쯤 전남 영암군의 다세대주택에서 이주 여성인 A씨(30)가 남편 B씨(36)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인 A씨의 지인은 베트남 국적인 A씨의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남편이 심하게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와 아들 C군(2)을 쉼터로 후송해 가해자와 분리하고 병원 치료를 받게 했다. B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인근 지구대를 찾아 조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B씨의 폭행과 아동학대 혐의 등이 인정될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신병을 보호 중이며 통역인과 신뢰관계인을 동석하게 해 피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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