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이 부르는 ‘엉덩이뼈 썩음병’…“40대 특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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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이 부르는 ‘엉덩이뼈 썩음병’…“40대 특히 주의”

걷거나 양반다리 할 때 사타구니 통증 1~2주 지속 시 ‘대퇴골두 골괴사’ 의심

입력 2019-07-10 11:03
국민일보 자료사진

골반과 다리를 연결하는 고관절(엉덩이관절)은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하고, 상체의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위다.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은 물론 보행장애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가장 대표적 질환이 ‘대퇴골두 골괴사’다. 국내 고관절 질환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특히 30~40대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걷거나 양반다리를 했을 때 사타구니에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대퇴골두 골괴사는 골반 뼈와 맞닿아있는 넓적다리뼈의 가장 위쪽 부분인 대퇴골두 뼈조직이 죽는 질환이다. 대퇴골두는 다른 부위에 비해 혈액순환 장애가 쉽게 나타나는데, 뼈끝으로 가는 피 공급이 차단되면서 썩기 시작한다. 이후 체중 부하로 인해 괴사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부서져 말기에는 고관절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대퇴골두 골괴사가 생기는 부위. 국민일보자료사진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험 인자로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과다 사용, 신장질환이나 루푸스 등의 질환이 거론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전영수 교수는 10일 “특히 한국인의 경우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40대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양측에 발생할 가능성도 50%나 된다”고 말했다.

골괴사가 시작되는 초기에는 다른 고관절 질환과 마찬가지로 통증이 거의 없어 방치하기 쉽다. 엉덩이나 사타구니 쪽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통증은 주로 보행 시 사타구니 쪽에서 발생하지만 고관절 주위에 분포하는 신경에 의해 무릎이나 허벅지 안쪽까지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계단 오르기나 점프 등 고관절에 힘이 가는 동작에는 통증이 더 심해진다. 또 양반다리가 힘들다면 고관절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많다. 허벅지 한쪽이 반대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는 경우도 고관절 건강이 보내는 이상 신호 중 하나다. 근육은 자꾸 움직여줘야 탄력이 붙고 튼튼해지는데, 문제가 생긴 부위를 덜 움직이게 되면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돼 가늘어지게 된다.

고관절 골괴사 치료는 수술 치료가 가장 기본이다. 골괴사가 크지 않거나 변형이 심하지 않을 때는 고관절표면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으나 괴사의 범위가 넓거나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는 전치환술이 고려된다.

표면치환술은 괴사된 대퇴골두의 뼈를 제거한 후 특수금속으로 된 컵을 관절면에 씌워 정상 관절기능을 복원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도 일반 인공관절에 비해 우수한 운동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태권도나 축구, 야구 같은 활동적인 운동이 가능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전영수 교수가 대퇴골두 골괴사증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전치환술은 망가진 고관절을 모두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바꾸는 방법이다. 질병이 있거나 골절이 발생한 고관절의 일부분을 제거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된 기구를 삽입해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없애는 수술이다. 인공 고관절 전치환술의 경우 인공관절의 수명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엔 관절면이 거의 마모되지 않는 4세대 세라믹을 주로 사용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대퇴골두 골괴사를 예방하려면 첫째 적절한 음주를 즐기면서 둘째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햇볕을 쬐며 야외운동을 하고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된다.
전영수 교수는 “평소 쪼그려 앉는 자세나 다리를 꼬고 앉는 것, 양반다리 등 고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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