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능” 혹평 주미 영국대사 끝내 사임

국민일보

“트럼프 무능” 혹평 주미 영국대사 끝내 사임

영국 정부에 보낸 기밀 외교문서 유출 후 트럼프 분노 사

입력 2019-07-11 0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를 혹평한 비공개 외교 전문이 언론에 유출돼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반발을 샀던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끝내 사임했다. 당초 대럭 대사의 임기는 올해까지로 연말에 퇴임할 예정이었으나 ‘외교 문서 유출 논란’이 불거지며 중도 사퇴하게 된 것이다.

영국 가디언, 로이터통신 등은 10일(현지시간) 킴 대럭 대사가 영국 정부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럭 대사는 영국 외무부 최고위 관료인 사이먼 맥도날드 경에게 보낸 사임서에서 “대사관에서 문제의 공문서가 유출된 후 나의 자리와 남은 임기를 둘러싸고 추측이 무성했다”며 “나는 그러한 추측을 이제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바대로 대사직을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현 상황에서 신임 대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사임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행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6일 대럭 대사가 2017년 초부터 지난달 22일까지 본국으로 보낸 비밀 외교 전문을 입수해 그가 해당 문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불안정하고 무능력하며 그의 경력이 불명예스럽게 끝날 수 있다”고 혹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다음 날 트위터 글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럭 대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나는 그를 모르지만, 그는 미국 내에서 사랑받지 못했고 좋은 평가를 받지도 못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 8일 타밈 빈 하마드 알시니 국왕과의 만찬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대럭 대사를 초청 대상에서 전격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대럭 대사의 사임서가 공개된 직후 하원 ‘총리 질의응답’ 자리에서 “그가 스스로 대사 직위를 떠나야 한다고 느끼고 있는 상황이 매우 애석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럭 대사는 영국에 평생을 공헌했다. 영국은 그에게 큰 빚을 졌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주재국 정부와 지도자에 대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대사직의 본분이라며 끝까지 대럭 대사를 옹호해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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