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자살한 딸 1주기… 가해자는 개명해 새 삶 즐겨”

국민일보

“투신 자살한 딸 1주기… 가해자는 개명해 새 삶 즐겨”

인천 미추홀구 여중생 투신자살 사건, 그 후 1년

입력 2019-07-11 05:10 수정 2019-07-11 05:10
그림= 전진이 기자

지난해 7월 19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여중생 A양(15)이 투신해 숨졌다. A양은 또래 남학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했으며,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도 당했다.

A양 아버지 B씨는 지난해 11월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폭행과 학교 폭력(집단 따돌림)으로 투신한 우리 딸의 한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그는 “학교 전담 경찰관을 통해 폭력을 신고한 적이 있었으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로 가해 학생들을 엄벌하고 인천시교육청이 그동안 학교폭력대책자치위를 부당하게 처리한 학교 관계자들을 징계하고 딸의 억울함이 풀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A양 사망 1주기를 앞둔 7월 8일, B씨는 ‘자살한 딸의 한은 일 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딸이 사망한 지 일 년이 다가오지만 가해자들은 시치미를 떼며 편하게 지내고 있다”며 청원을 새로 올린 이유를 밝혔다.

B씨에 따르면 가해자 중 한 명은 이름을 바꿔 새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교육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날까 봐 사건을 쉬쉬했다”며 “딸이 중학교 1학년 때 학교폭력을 당했다. 하지만 당시 담임이었던 C 선생은 나에게 단순한 싸움이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C 선생은 고인이 된 딸을 명예훼손하고 유가족에게 상처까지 줬다”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가해자를 두둔하는 교육 관계자들의 태도가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끝으로 “교육 관계자의 안일한 생각을 바꿔 제2, 제3의 딸과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피고인들에 대한 강한 처벌과 피해자와 유가족을 기만한 교육감과 학교폭력자치위원회와 관련된 교육 관계자의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지난 4월 D군(19)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혐의, E군(16)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혐의, F군(17)은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지난달 14일 열린 첫 공판에서 F군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성추행·성폭행 혐의를 받는 D군와 E군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F군에게 장기 1년 6개월 단기 1년을 구형했다. D군과 E군에 대해서는 증인 심문과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피해자의 아버지인 B씨는 이날 방청석에서 “미성년자고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의 죄가 감형된다면 저와 가족들은 억울해서 살 수가 없다”며 “처음에는 단순 자살로 덮으려고 했던 것을 개인적으로 여기까지 끌고 왔다. 딸이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피고인들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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