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에 소환된 일본 포카리스웨트, 광고 중단과 매진

국민일보

홍콩 시위에 소환된 일본 포카리스웨트, 광고 중단과 매진

시위대 호응에 음료 매진, 중국 본토는 ‘강력 보복’ 예고

입력 2019-07-11 11:39 수정 2019-07-11 14:54

일본 스포츠음료 브랜드인 포카리스웨트가 홍콩의 범죄인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논란에 뛰어들었다. 홍콩 최대 방송국인 TVB가 중국 편에 서서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포카리스웨트가 가장 먼저 TVB에 대한 광고를 중단하고 나선 것이다. 광고 보이콧 소식에 포카리스웨트가 판매하는 음료가 매진되는 등 홍콩 시민들의 반응이 뜨겁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포카리스웨트에 강력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최근 TVB가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해 경찰에 유리한 쪽으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홍콩 네티즌들이 광고주들에게 TVB 광고 보이콧을 촉구했다. 이에 일본 오츠카제약이 운영하는 포카리스웨트가 최근 TVB의 모든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고,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공식 확인했다.

홍콩 시위대 측은 “TVB가 환송법 반대 시위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했고, 시위대의 목소리를 제대로 보도하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무시해 왔다”고 비판했다.

포카리스웨트가 TVB 광고를 중단하자 홍콩TV(HKTV)의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이 회사의 음료가 매진되는 등 홍콩 시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홍콩 시위를 옹호하는 젊은이들은 포카리스웨트의 결정을 지지하기 위해 이 회사의 음료를 홍콩 시위대 전용 음료로 사용하자고 촉구하기도 했다. 포카리스웨트가 포문을 열자 미국 피자헛이 뒤를 이었고, 미국 보험회사 시그나, 홍콩 회사 원더라이프 등 다른 기업들도 TVB 광고 보이콧 동참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오쓰카제약 본사 홍보담당자는 광고중단 결정에 대해 “이번 결정이 정치적 고려가 아닌 사업적 관점에서 이뤄졌다”며 “일본 본사는 홍콩 지사가 결정하기 전에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고, 그 결정이 일시적인 것인지, 영구적인 것인지에 대한 추가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이와 관련 TVB 대변인은 “TVB는 홍콩 입법회 청사를 점거한 시위대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도했고, 당시 시위대 해산 등 경찰이 취한 행동도 이해할 수 있도록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우리 광고주들은 과격 시위대로부터 광고 철회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포카리스웨트의 결정은 시위자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며, 결국 폭력에 굴복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TVB는 1967년 11월 개국한 홍콩 최대 방송국 중 하나로, 현재 홍콩에 지상파 채널 5개, 유료 채널 1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선 가장 먼저 광고 보이콧을 선언한 포카리스웨트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톈룽페이 베이징항공항천대 부교수는 “현재 민감한 상황에서 포카리스웨트의 움직임은 매우 경솔했다”며 “사업상 고려에 따르는 결정일지 모르지만 여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어떤 외국 기업이든 홍콩 독립지지 같은 잘못된 정치적 입장을 취한다면 엄격한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렁춘잉 전 홍콩 전 행정장관도 페이스북 통해 “포카리스웨트가 흑백구분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포카리스웨트 불매운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홍콩 주민 인터뷰 형식을 빌어 포카리스웨트의 결정을 비난했다.
홍콩 시민 위와이 람은 “포카리스웨트의 결정은 입장의 문제다. 일본 기업으로서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 편에 서서 홍콩 야당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은 “포카리스웨트는 현재 폭력사태에 굴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 네티즌들 사이에선 “홍콩 분리주의자들을 지지하는 일본 음료 브랜드를 중국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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