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상가 직접 운영하려면 임차인 권리금 보호해야” 판결

국민일보

“건물주가 상가 직접 운영하려면 임차인 권리금 보호해야” 판결

입력 2019-07-11 17:16 수정 2019-07-11 18:11
그림=전진이 기자

상가 건물주가 가게를 직접 운영한다며 장사하던 임차인을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 임차인은 권리금도 못 받고 쫓겨나는 경우가 많다. 대법원이 이같은 임대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건물주가 상가를 직접 운영하겠다면 임차인의 권리금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상가 임차인 한모씨가 임대인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수원지법 민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건물주가 상가를 직접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경우에는 임차인에게 새 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은 실제로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건물주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해줘야 할 의무를 어겼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박씨 소유 상가를 임대해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던 한씨는 박씨가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부하고 상가를 인도받아 직접 커피전문점을 개업하자 권리금 3700만원을 손해 봤다며 소송을 냈다.


한씨는 “상가를 직접 사용하겠다는 박씨 때문에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못했고, 결국 새 임차인에게 받을 권리금 3700만원을 손해 봤다”고 주장했다.


상가임대차법은 상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자신이 주선한 새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면 안 되고, 방해한 경우에는 권리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한다.

1·2심은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새 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하는데 한씨가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 임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힌 경우에는 임차인이 새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아도 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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