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남 사진작가의 개인전 ‘수인선’ 인천서 개최

국민일보

고정남 사진작가의 개인전 ‘수인선’ 인천서 개최

7월 18~28일 동인천 플레이스막… 수원과 인천을 잇는 철도 수인선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입력 2019-07-11 19:47 수정 2019-07-14 21:08
고정남 개인전 '수인선'에 전시될 작품 '소래포구'. 지금은 인도교로 쓰이는 옛 수인선 철교 아래로 밀물 때 물이 차 오르면 배들이 이곳(갯골)을 거쳐 소래포구까지 오간다. 고정남 작가 제공

수인선(水仁線)은 인천 송도와 경기도 수원을 오가던 총 연장 52㎞의 협궤 열차 노선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소래·남동·군자 등 경기만 염전지대에서 생산되는 소금과 경기 동부지방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인천항으로 수송하기 위해 1937년 개설된 사설철도였다. 해방 후 국유화돼 운영됐지만 1977년 수원~인천간 산업도로가 개통된 후 이용객과 화물이 급격히 줄었고 명맥만 유지하다 1995년 12월 31일 폐선됐다.

그렇게 뒤안길로 사라져 추억으로만 남아있던 수인선은 폐선 17년 만인 2012년 6월 송도∼오이도 구간(13.1㎞)이 복선전철로 전환돼 다시 살아났고 2016년엔 송도~인천역 구간(7.3㎞)이 추가 개통됐다. 선로는 표준궤도로 바뀌어 폭이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지만 오이도에서 수원까지 노선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머지 않아 옛 노선이 복원될 예정이다.

고정남 사진작가가 오는 18일~28일 인천 중구 문화예술공간 플레이스막에서 ‘수인선(水仁線, Suin Railroad)’이란 타이틀로 개인전을 연다. 일제 시대 이후 오랜 세월의 나이테가 켜켜이 쌓여 온 수인선과 주변 풍경,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 보인다. 오이도~월곶~소래포구~신포~인천 구간과 복선전철화 공사가 한창인 수원 고색~야목~사리(안산 본오동)을 오가며 만난 건설업자, 도시농부, 청소년 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과 풍경이 펼쳐진다.

중년 남성이 적산가옥으로 보이는 일본식 집을 배경으로 서 있는 ‘신포역’, ‘일본통운(日本通運)’ 로고가 선명한 짐수레 옆에서 중년 남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인천역’, 젊은 도시 농부를 담은 ‘어천역’ 등 작품들은 수인선 특유의 산업화된 모습과 전통적 생활방식이 혼재된 우리 사회의 단편을 무심한 듯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박석태 미술평론가는 “‘수인선’ 시리즈는 철길과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유쾌하지만 묵직한 일종의 시각적 보고서”라며 “고정남은 결코 ‘폼 잡지 않고’ 우리의 굴절된 근대와 급속도로 진행된 현대의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버무린다”고 평가했다. 관람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월·화요일은 휴관.
작품 '신포역'. 중년 남성이 적산가옥으로 보이는 일본식 집 앞에 서 있다. 고정남 작가 제공

고정남은 전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도쿄종합사진전문학교와 도쿄공예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2002년 ‘집, 동경이야기’를 시작으로 ‘09 진달래’(2019, 갤러리 브레송), Song of Arirang_호남선(2017, 서학동사진관), ‘하이쿠:인천사이다치바’(2018, 선광미술관), 등 1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호남선’(2017, 눈빛출판사) ‘Super Normal’(2017, LOVE출판사) 등의 사진집도 펴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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