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창고같은 회의실서 수출규제 관련 韓 실무진 응대

국민일보

日, 창고같은 회의실서 수출규제 관련 韓 실무진 응대

의도적인 홀대… 협의가 아니라 보복조치 설명하는 자리 강조

입력 2019-07-12 17:23
마주 앉은 한·일 '수출 규제' 실무 협의 대표들.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한 한·일 무역당국간 실무회의가 12일 오후 도쿄에서 열렸다.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서 일본 측은 무성의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등 한국 측을 의도적으로 홀대했다.

회의가 열린 곳은 일본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 화이트보드를 배경으로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이곳은 회의실이라기보다는 창고에 가까웠다. 실제로 방 귀퉁이에는 간이 의자와 이동형 테이블이 쌓여 있었으며 바닥에는 전선과 각종 기자재들이 흩어져 있었다. 임시 회의실로 만들어진 듯 화이트보드에는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고 적힌 A4용지 2장이 대충 붙여져 있었다. 양측 참가자들이 앉는 테이블에는 참가자들의 이름표조차 없었다.

이날 회의는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후 처음 열리는 자리인 만큼 양국의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양국 언론 역시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날 한국을 홀대함으로써 한국이 말하는 ‘협의’의 자리가 아니라 단지 자신들의 보복 조치를 한국에 ‘설명’하는 자리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게다가 회의장에 온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회의장에 입장한 뒤에도 악수는커녕 명함을 내밀지도 않았다.

이날 회의는 발언이 시작되기 전 1분만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양측은 한마디도 서로에게 건네지 않고 눈인사도 하지 않은 채 정면만 응시했다. 회의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일본에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유를 따져 묻고 설명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일본 측이 수출 규제 이유로 일부 품목의 북한 유입설을 흘리는 등 한국 수출 관리의 부적절성을 거론하는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며 한국 정부의 무역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취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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