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계약직 아나운서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1호 진정

국민일보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1호 진정

업무공간 분리, 업무도 없고, 사내 전산망도 차단… “직장내 괴롭힘 해당” 주장

입력 2019-07-16 09:32 수정 2019-07-16 13:18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첫날인 16일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1호 진정’을 냈다.

류하경 변호사는 2016∼2017년 입사한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현재 겪고 있는 처분이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저촉된다며 이 사건을 면밀히 수사해 엄중하게 시정조치 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고용노동청에 이날 제출했다고 밝혔다.


MBC는 2016년과 2017년에 11명을 계약직 아나운서로 뽑았다. 당시 MBC는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2017년 12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며 경영진이 교체됐고 이들 아나운서들은 지난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해고된 아나운서들은 서울서부지법에 해고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근로자지위 가처분 신청을 내 지난 5월 승소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에 따라 아나운서들은 지난 5월 27일부터 MBC 상암 사옥으로 출근하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방치돼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 변호사에 따르면 이들은 기존 아나운서 업무공간이 있는 9층이 아닌 12층에 마련된 별도 사무실에 모여있다. 주어진 업무도 없고 사내 전산망도 차단됐으며, 정해진 시간에 출근과 퇴근을 하지만 근태관리도 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가 예시한 직장내 괴롭힘 행위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훈련·승진·보상·일상적인 대우 등을 차별,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돼 있지 않은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음, 업무에 필요한 비품(컴퓨터·전화 등)을 주지 않거나 인터넷·사내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함 등이 포함돼 있다.

MBC 해직 아나운서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 류 변호사의 주장이다.

류 변호사는 “당사자들은 차라리 해고당하는 게 낫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괴로워하고 있다”며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에 맞춰 MBC 측의 노동인권 의식에 책임을 묻고자 진정을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은 직장 내에서 지위 등을 이용한 괴롭힘을 금지하고 신고자나 피해자를 부당하게 처우할 수 없도록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올초 고용노동부가 개정 근로기준법을 공포했고, 이날부터 시행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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