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분의 아이들 세상]시험 공포증 아이들이 많다

국민일보

[이호분의 아이들 세상]시험 공포증 아이들이 많다

부모들이 실패와 좌절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 보내야

입력 2019-07-16 14:21

얼마 전 기말 고사가 끝났다. 시험 한 달 전 내신 기간이라고 해서 아이들은 주말도 없이 공부에 시달렸다. 성적과는 상관없이 대부분의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 기간에 공부가 안돼서 집중을 못하고 안절부절 하는 아이들이 있다.

“다 못 외웠는데 어쩌지?”, “실수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으로 잠도 잘 못자고 먹는 것도 잘 못 먹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시험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시험 공포증 아이들이다.

K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다. K의 아빠는 성적에 관심이 많다. 특히 수학을 강조해서 과외도 한다. 물론 아빠와도 공부를 한다.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아빠가 다그칠 때 당황하면 눈 앞이 하얗고 글씨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알 던 것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엄마의 보고에 따르면 과외 선생님과 문제를 풀 때 점수도 좋다고 한다. 문제는 시험 때도 이런 상황이 반복 된다는 것이다. 시험 중에 심장이 뛰고 손에서 땀이 나면서,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한다. 문제를 잘 풀다가도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당황해서 그 다음부터는 거의 문제를 풀지 못한다. 평상시에는 잘 하는데 시험만 보면 망치기 때문에 K는 점점 더 시험에 대한 공포를 갖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성적 스트레스는 아이 뿐만 아니라 가족이 모두 겪는다. 따라서 위로 받을 곳이 없다. 특히 성취 지향적인 부모의 경우 아이의 성적에 따라 집안 분위기도 바뀐다. 물론 당사자인 아이도 성적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K의 경우 아빠의 과도한 개입을 줄여 주고, 약물 치료와 함께 불안을 줄여주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외부의 평가에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며 살아온 아이들은 실패를 너무 두려워한다. 이들은 결정적이고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해서 기회를 놓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자존감도 부모, 교사에 의해 결정이 된다. 우리 사회가 경쟁사회이다 보니 언제 어디서든 평가를 통해 서열을 매긴다. 불안한 부모도 아이의 실수에 냉정하게 되고, 아이는 점점 사소한 실수도 두려워 회피하거나 중요한 순간에 실패를 경험한다.

부모만이라도 결과로 평가하지 말고 실패와 좌절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실수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다는 것을 느끼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가져야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 날 수 있다.

흔히들 모든 능력을 갖추었는데 멘탈이 약해 성공을 하지 못한다는 말을 한다. 멘탈은 실패와 좌절에 대한 인내력을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가져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이호분(연세누리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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