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 꿈꿨던 정두언…“급성 우울증 왔었다” 1년 전 고백

국민일보

상담사 꿈꿨던 정두언…“급성 우울증 왔었다” 1년 전 고백

4선 실패 후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

입력 2019-07-17 07:25 수정 2019-07-17 08:12
정두언 전 의원. 국민일보DB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故) 정두언(62) 전 의원은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찾아온 마음의 병이었다. 그래도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호전됐었다고 한다. 힘겨운 내색도 하지 않아 측근들마저 비보에 큰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정 전 의원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된 16일 오후, 이날 현장을 찾은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정 전 의원이 우울증을 앓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숨기지 않고 치료를 받은 거로 안다. 상태가 호전돼 일식당도 내고 방송 활동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몇 주 전 정태근 전 의원과 셋이 만났는데 내색하지 않아서 그때만 해도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의 우울증은 약 3년 전쯤 발병됐다. 4선에 도전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낙마한 뒤 ‘급성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는 지난해 2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털어놓으며 당시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다시 눈을 떴고, 이후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그냥 있으면 또다시 스스로를 해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칠십 이후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심리 상담사를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며 삶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후 ‘치유하는 삶’을 배웠다는 그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심리 상담사와 분노조절 장애 상담사 자격증을 땄다”며 “상담을 하면 자기 자신도 ‘카운슬링’이 된다”고 말했었다.

심리 상담사를 꿈꿨지만 최근 그가 빛을 발한 곳은 각종 시사프로그램이었다. 정치평론가로 변신한 정 전 의원은 TV, 라디오 등에서 날카로운 시각으로 많은 시청자와 청취자의 사랑을 받았다. 사망 당일 오전까지 라디오에 나왔고, 매주 목요일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TV 프로그램도 있었다. 측근들뿐만 아니라 네티즌까지 정 전 의원의 사망 소식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정 전 의원은 사고 당일인 16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자택에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를 발견한 정 전 의원 부인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오후 4시25분쯤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 정 전 의원은 오후 2시30분쯤 북한산 입구에 도착한 뒤 타고 온 차량에서 내려 산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 인근 CCTV, 현장 감식,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의 정확한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이 조사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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