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두언, 우울증 혼자 해결하려 한 듯…자존심 센 분들 특징”

국민일보

“故정두언, 우울증 혼자 해결하려 한 듯…자존심 센 분들 특징”

손석한 정신과 전문의 라디오 인터뷰

입력 2019-07-17 16:04
뉴시스

고(故)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가 “고인이 우울증을 혼자 해결하려고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17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손 전문의는 “대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징후가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이 못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며 “정 전 의원의 경우에는 과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고백한 것이 가장 강력한 사전징후”라고 밝혔다.

손 전문의는 “우울증도 잘 치료받으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라며 “정 전 의원이 심리상담을 받은 게 아니라 스스로 배웠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본인의 우울증 치료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꺼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자존심이 센 분들은 ‘이건 내가 스스로 극복해야지, 내가 해결해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의지로 극복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의학적 질병으로 분류되어 정신과 전문의가 처방하게 되어 있다”고 전했다.

손 전문의는 정 전 의원이 사망 당일 아침까지도 시사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는 “자아의 힘, 심리적인 힘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사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들은 대개 정리를 하면서 며칠 동안은 준비한다. 그런데 이분은 바로 몇 시간 전까지 하던 일을 계속했다. 나름대로 ‘내가 갈 때 가더라도 뭔가를 좀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식의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손 전문의는 “(정 전 의원은) 정치적 이상향을 그렸던 것 같다. 그런데 현직은 정치인이 아니고 정치평론가로서 활동하면서 어떤 한계에 부딪히고 스스로 계속 좌절감을 맛보지 않았을까”라며 “그런 부분이 상당 부분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손 전문의는 이어 “사회적 지위가 있거나 나름대로 굉장히 똑똑한 사람들은 주변에 털어놓는 것을 잘 못 하는 것 같다”며 “가족에게 털어놓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전 의원은 16일 오후 4시25분쯤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전 의원은 이날 2시30분쯤 자신의 차에서 내려 산으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3시42분쯤 정 전 의원의 부인이 그가 자택에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근 CCTV 및 현장 감식·검시 결과,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해 “타살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유족의 뜻을 존중해 부검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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