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낮은 곳으로’를 가슴에 새기다 기아대책 30주년 기대봉사단 대회

국민일보

‘더 낮은 곳으로’를 가슴에 새기다 기아대책 30주년 기대봉사단 대회

입력 2019-07-17 17:45 수정 2019-07-17 17:48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아대책 30주년 기대봉사단 기념대회 참석자들이 '더 낮은 곳으로'를 주제로 한 대형 퍼즐 앞에서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17일 오후 5시. 450여명의 인파가 모인 경북 포항시 한동대 효암관 중앙 무대로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시선이 향한 곳엔 70개 조각으로 이뤄진 가로3m 세로2m의 대형 퍼즐이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퍼즐 중앙에서 뿜어져 나온 하얀 빛이 초록 빛깔로 물들어 가는 배경 위로 ‘더 낮은 곳으로’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가슴에 기아대책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맞춰 입은 사람들이 기다랗게 도열해 자신이 들고 있는 퍼즐을 한 조각씩 맞출 때마다 현장에 모인 참석자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윽고 70번째 퍼즐이 마지막 칸을 채우자 전 세계 55개 국가에서 날아온 선교사와 가족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기대봉사단 대회’ 참석자들이 ‘더 낮은 곳으로’를 주제로 한 30주년 기념 퍼즐을 한 조각씩 맞춰나가는 모습. 기아대책 제공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 세계 기대봉사단과 한 자리에 모여 15일 개최한 ‘기대봉사단 대회’의 현장 모습이다. 대회 3일째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유원식 회장은 “기대봉사단의 땀과 눈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기아대책이 있는 것”이라며 “30주년을 맞아 성대한 기념식이 아닌 기대봉사단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충전하는 자릴 마련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더 낮은 곳에서 낮은 자를 위해 섬기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자”며 “이번 대회가 전 세계 굶주린 이웃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더 큰 도약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이 17일 경북 포항시 한동대에서 열린 ‘기대봉사단 대회’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기대봉사단은 기아대책이 파송한 선교사로, 해외 55개국에서 개발협력사업 및 선교사역을 수행하고 있다. 1989년 기독교 정신을 바탕을 설립된 후 30년 동안 이어온 기대봉사단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향후 30년의 사역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섬김, 더 낮은 곳으로’를 주제로 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비전선포식에서는 30주년을 맞은 기아대책의 미래 지향점과 사업계획이 발표됐다. 기아대책은 ‘예수님의 주권 아래’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로’ ‘낮은 곳에서 섬기는 리더로’라는 세 가지 방향성을 정하고, 2030년까지 30개 국가로 역량을 집중해 550개 마을 공동체에서 12만 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이어 나갈 것을 선언했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오른쪽)과 전응림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아대책 30주년의 의미와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선포식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유 회장은 “기독교적 정체성을 포기하면 단기간 모금액이 커질 수 있겠지만 ‘떡과 복음’이라는 정체성을 굳건히 유지하며 사역하는 게 분명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의 영적 전문성과 기아대책의 구호 전문성을 하나 된 힘으로 조화시켜 한국교회의 진정한 선교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전응림 부회장은 “통일 한반도와 다문화사회에 대한 선교패러다임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이주노동자들을 잘 훈련시켜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전문인 선교사로서 기대봉사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각화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6일간의 일정동안 참가자들은 국제개발협력, 선교, 기아대책 향후 사업의 방향 등을 주제로 한 강의에 참석하며 역량강화 훈련을 받는다. 이날 오전엔 조샘(인터서브코리아 대표) 선교사가 강사로 나서 ‘한국선교 미래이슈’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조샘(인터서브코리아 대표) 선교사가 ‘한국선교 미래이슈’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조 선교사는 1974년 이후 45년 간 다양한 선교현장에 대한 성찰을 해왔던 로잔 운동(Lausanne Movement)을 토대로 한국의 선교 이슈를 진단했다. 그는 “로잔 운동은 ‘선교의 총체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사회적 변혁을 꾀해왔지만 총체적 선교가 선교이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 곳으로 움직이려는 지향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더 가난한 곳, 더 어두운 곳, 복음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 곳, 더 범죄와 타락이 심한 곳을 향해 사역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컬(Glocal)한 선교적 접근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조 선교사는 “인도 콜카타의 매춘부 여성들의 문제를 바라볼 때 단순히 벵갈리인들의 지역 문화와 종교만을 조명해선 해결책을 찾을 수 없으며 자본주의의 확산과 도시화와 농촌의 가난 문제, 관료들의 부패 등 글로벌한 이슈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의 선교처럼 단순한 종교적 접근이나, 지역적 접근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면서 “세계적, 지역적 측면을 동시에 이해하고 선교에 접목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업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도 한창이다. 기아대책은 현재 사역 중인 55개 국가를 중점국가, 전략지원국가, 사업지속국가, 단계적 이양 국가 등 4개 단계로 분류하고 현지인 스태프의 역량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현지에 이양해 나갈 계획이다.

포항=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