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에도…강남 일대 ‘제2의 버닝썬·아레나’ 클럽 활개

국민일보

‘버닝썬’ 사태에도…강남 일대 ‘제2의 버닝썬·아레나’ 클럽 활개

성범죄 노출 쉬운 환경은 그대로

입력 2019-07-18 11:22 수정 2019-07-18 20:09
성범죄와 마약 유통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클럽 버닝썬의 입구. 뉴시스

클럽 버닝썬과 아레나가 성범죄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문을 닫았지만, 서울 강남 일대의 ‘클럽 전성시대’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강남에서 속속 문을 연 클럽들은 버닝썬, 아레나의 영업사원(MD)들을 대거 흡수했다. 일각에선 성범죄 등 일탈행위를 막을 수 있는 조치가 미비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버닝썬과 아레나는 성폭력과 마약 투여 의혹 등이 제기되고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지난 3월 영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강남 일대에선 이후에도 최소 5곳의 클럽이 새로 문을 열었거나 개장을 앞두고 있다. 클럽들이 밀집한 논현동에는 지난 5월 A클럽 개장을 시작으로 지난달 B클럽, C클럽이 연이어 오픈했다. 나머지 2곳은 이달 청담동과 서초동에 각각 문을 열 예정이다. 경기도 성남시에도 유명 클럽의 분점이 이달 내 영업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장한 클럽 3곳은 이미 ‘제2의 버닝썬, 아레나’라고 불리고 있다. 기존에 버닝썬이나 아레나에서 근무하던 클럽 MD들 다수가 현재 이 클럽들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C클럽 관계자는 18일 “아레나에 있던 팀 전체가 이 클럽으로 넘어갔다. 클럽 컨셉트와 분위기도 과거 아레나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다른 클럽 관계자는 “C클럽은 아레나의 후속편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클럽 정보 커뮤니티에선 A·B클럽에 대해 “버닝썬의 축소 버전” “(버닝썬 MD와 손님들이 많아서) ‘버닝썬 동창회’인 줄 알았다”는 후기가 오갔다.

문제는 클럽 내 성범죄가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환경 역시 그대로라는 점이다. 이 클럽들의 ‘조각모임(VIP룸·테이블 대여 비용을 나눠 내는 모임)’ 참여자를 모집하는 오픈 채팅방에선 “성관계 하고 싶다” “어느 클럽에서 엄청 예쁜 여자 봤다” “예쁜 언니들과 부비부비하자” 등의 성희롱 발언들이 버젓이 올라온다. 최근엔 강남에 있는 유명 클럽에선 조각모임으로 만난 남성 3명이 술에 취한 여성을 VIP룸에 끌고 와 성폭행 시도를 한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의 클럽 아레나가 지난 3월 영업을 중단한 모습. 뉴시스

한 채팅방에는 이 클럽에서 춤을 추던 여성의 신체 일부를 클로즈업해 찍은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클럽을 종종 찾는 회사원 이모(28)씨는 “클럽 문화를 즐기려고 가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도 단시간에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남성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남 한 클럽을 다녀온 여성 이모(26)씨는 “버닝썬 사태 이후 여성들의 경계심은 높아졌지만, 지금도 갑자기 허리나 옆구리에 갑자기 손대는 남성들이 많았다”고 했다.

규제 당국은 클럽 내 성범죄에 대한 문제 인식은 하고 있지만 철저한 단속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버닝썬 사건이 터진 지난 3월 이후 클럽에 대한 주기적인 단속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워낙 강남 일대에 유흥업소가 많고 인력 문제도 있어서 민원 들어오는 것을 우선 처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클럽은 유흥을 즐기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성범죄를 적발하려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여성들이 안심하고 클럽을 즐길 수 있을지 계속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일대 클럽 단속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럽 관계자들은 클럽 자체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는 일부 사람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남의 한 클럽에서 근무했던 정모씨는 “클럽 내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MD나 운영진 입장에서 골치가 아프다”며 “일탈하는 몇몇 손님들 때문에 클럽의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