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잔은 어떻게 3레벨 자크로 너구리를 잡았나

국민일보

타잔은 어떻게 3레벨 자크로 너구리를 잡았나

입력 2019-07-20 21:05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글의 왕’의 갱킹은 여전히 매서웠다.

그리핀은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 담원 게이밍전에서 세트스코어 0대 2로 완패했다. 3연패에 빠진 그리핀은 7승4패(세트득실 +7)가 돼 4위로 내려왔다.

그리핀의 패배 속에서도 정글러 ‘타잔’ 이승용의 갱킹은 빛났다. 두 세트 모두 유효타를 만들었다. 그중 압권은 2세트 3분경 자크로 담원 탑라이너 ‘너구리’ 장하권(제이스)을 잡아낸 플레이였다. 자크는 대표적인 ‘6레벨 정글러’ ‘초식 정글러’지만, 이승용이 잡았을 때는 달랐다.

담원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는 경기 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적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건부는 “(이승용이) 정말 영리하고 똑똑한 선수더라”라며 이승용의 3레벨 탑 갱킹을 예시로 들었다. 국민일보가 김건부의 설명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경기 시작 직후의 상황이다. 와드 토템(노란 와드)으로 경기를 시작한 이승용이 자신들의 레드 정글에 와드를 설치했다. ‘육식형 정글러’ 리 신을 고른 담원의 카운터 정글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와드로 장하권과 김건부의 위치를 파악한 이승용은 블루 스타트로 선회했다. 그는 귀환 직후 예언자의 렌즈(빨간 렌즈)로 장신구를 바꿨다.

자신들의 블루 정글 3캠프(어스름 늑대, 블루 버프, 심술 두꺼비)를 모두 잡은 이승용은 3레벨을 찍기 위한 약간의 경험치가 더 필요하다. 이 경우 담원의 레드 정글로 잠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승용은 김건부가 먹어치운 자신들의 레드 정글로 향했다. 예언자의 렌즈를 켠 이승용은 칼날부리 옆 와드에 걸리지 않았다. 카운터 정글링 당한 칼날부리를 뒷처리하는 과정에서 부시에 숨는 섬세함도 눈에 띈다.

이승용의 치밀함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레드 버프 뒷편 부시 속 와드는 김건부가 미리 설치해둔 것이다. 이승용의 움직임을 내다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승용이 한술 더 떴다. 솔방울탄을 이용, 와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서 탑쪽으로 이동했다.

김건부가 자신의 레드 버프, 칼날부리, 돌거북을 사냥한 뒤 빠진 것을 확인한 이승용이다. 잠시 귀환할까 망설이던 그는 돌연 생각을 바꿨다. 탑라인에 달라붙어 3레벨을 만들었다. 자크 갱킹의 핵심인 ‘새총 발사(E)’를 배웠다.

장하권은 이승용이 자신들의 레드 정글에 있거나, 귀환 중일 거로 예상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주저 없이 라인을 밀었을 것이다. 순식간에 ‘갱각’이 만들어졌다. 미니맵에 다급한 핑이 찍혔지만 이미 늦었다. ‘도란’ 최현준(이렐리아)이 ‘쌍검협무(E)’로 호응해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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