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분당 공시가격 두고 격돌하는 김현미·김현아… 총선 경쟁 불씨되나

국민일보

일산·분당 공시가격 두고 격돌하는 김현미·김현아… 총선 경쟁 불씨되나

입력 2019-07-21 17:00
김현아 “일산 현실화율 분당보다 높다” 홀대론 주장
국토부 “김현아 통계적으로 틀린 설명” 반박
‘공격→방어→재공격’ 공방전 장기화 가능성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놓고 뜨거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두 사람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경쟁을 벌일 수 있어 ‘신경전’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여론을 점령하기 위해 ‘비방전’으로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21일 국토부와 김현아 의원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달 29일 유튜브에 ‘일산과 분당의 불공평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 의원이 김 장관을 겨냥해 ‘선공’을 날린 것이다.

핵심은 ‘김 장관의 일산 홀대’다. 김 의원은 “지난해 고양시 일산서구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72%인데, 성남 분당구는 60.7%에 불과하다. 같은 시세의 6억원짜리 아파트라도 일산서구 공시가격은 4억3000만원, 분당구 공시가격은 3억6000만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거래가 많았던 일산과 분당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분석하더라도 고양시 덕양구 삼송2차아이파크 등은 현실화율이 64.6~71.2%인데 비해 성남 분당구 시범한양 등은 58.6~64.4%로 낮다는 지적이다. 일산 주민들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재산세 등을 분당 주민보다 더 많이 내고 있다는 주장도 따라붙었다.

‘방어’에 나선 김 장관은 국토부를 통해 김 의원이 ‘틀린 주장’을 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해명자료를 내고 “김 의원 주장은 통계적으로 잘못된 방법을 사용한 명백한 오류다. 김 의원은 3가지 측면(유형·표본 수·비교시점)에서 서로 다른 데이터를 적용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해당 지역의 공시가격(분자)을 시세(분모)로 나눈 값이다. 현실화율을 정확하게 추산하려면 분자와 분모 모두 유형(아파트·연립·다세대 등), 표본 수, 비교시점이 동일한 데이터를 똑같이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김 의원이 통계상 분자(공시가격)에 아파트·연립·다세대를 포함시켰지만, 분모(시세)에는 아파트만 적용했다. 표본 수도 분자는 공시대상 공동주택 전부(일산서구 8만9000가구, 분당 13만1000가구)인데 비해 분모는 월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사용되는 표본(일산·분당 각각 150여가구)뿐이라 차이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산서구와 분당구의 현실화율은 전국 평균(68.1%)와 유사한 수준이다. 일부 표본만 가지고 현실화율을 추정한 경우에도 차이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런 국토부 설명에 즉각 ‘재반격’을 했다. 그는 “지적한 시기는 2018년인데 국토부는 2019년 자료를 공개하며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했다. 또 국토부는 개별 아파트의 현실화율 차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평균이 지역별로 비슷하다는 것이야말로 눈속임 통계”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관가에선 김 장관과 김 의원의 ‘비판→반박→재반박’ 설전을 눈여겨본다. 김 의원이 김 장관의 대항마로 고양시 지역구에 출마하면 접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토부 장관의 핵심업무인 ‘부동산정책’을 놓고 1, 2기 신도시 지역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변수는 김 장관의 ‘퇴임 시기’다. 장관직을 유지한다면 김 의원이 국토부 공격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한 정부 관계자는 “후임자가 정해지면 곧바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아직 뚜렷한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말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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