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원인이 바뀌고 있다…“난소기능 저하, 남성 탓 1·2위”

국민일보

난임 원인이 바뀌고 있다…“난소기능 저하, 남성 탓 1·2위”

분당차병원 분석, 난소기능 저하 원인 10년새 4배 급증…늦은 결혼과 임신 영향

입력 2019-07-23 11:59 수정 2019-07-23 15:31

여성의 난소기능 저하와 남성 요인이 난임의 주된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난임 원인 1, 2위였던 ‘원인 불명’과 ‘난관(나팔관) 요인’은 3, 4위로 밀렸다.

특히 난자를 만드는 난소 기능이 떨어져 발생한 난임은 10년새 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늦은 결혼과 출산, 결혼 후에도 임신을 기피하는 최근의 사회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분당차병원 난임센터가 2008년과 2018년 방문 환자 2968명을 조사한 결과 난임 원인으로 난소기능 저하가 2008년 4위(9.5%)에서 지난해 1위(36.6%)로 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평균 나이도 지난해 남성 39.6세, 여성 37.8세로 2008년보다 남성 2.3세, 여성은 2.9세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난임의 주요 원인을 차지했던 원인 불명(29.2%)과 난관 요인(23.5%)은 지난해 3, 4위로 밀려난 반면 난소기능 저하(36.6%)와 남성 요인(22.5%)이 1, 2위를 차지하며 난임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 병원 난임센터 권황 소장은 23일 “난소기능 저하의 주요 원인은 연령의 증가 때문”이라며 “환자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난임의 원인이 달라지고 있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결혼 후에도 임신을 기피하는 등의 이유로 늦게 난임센터를 찾아와 고생하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흔히 본다”며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난임 치료도 굉장히 힘들어지는 만큼 35세가 되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필수적으로 ‘난소 나이 검사(AMH)’를 통해 위험요인을 사전에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난자를 보관하는 것이 추후 가임력 보존을 위해서 안전한 선택”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혼 후 당장 자녀계획이 없어 임신을 미루고 있는 부부도 앞으로의 임신 및 출산에 대비해 난자·배아 냉동 보관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난자 냉동 보관은 여성이 암 같은 질병 치료나 사회생활 등 이유로 당장 임신 계획이 없을 시 미리 난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가 나중에 해동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배아 냉동배관은 난자와 정자를 수정한 뒤 냉동보관했다가 해동해 임신 및 출산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성의 나이 35세부터는 가임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35세 이상부터는 난자가 노화되고 난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난소 기능도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난소기능 저하’라고 한다. 이땐 난자의 질이 현격하게 떨어져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보통 난소 기능은 피검사로 하는 AMH(항뮬러호르몬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권 소장은 “가임력은 한번 떨어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당장 임신계획이 없고 자녀 계획이 없더라도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서 자신에게 맞는 가임력 보존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권황 소장이 상담하고 있는 모습. 분당 차병원 제공

한편 남성 난임의 증가는 난임을 여성만의 문제로 인식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부부 공동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남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성 난임을 유발하는 무정자증 등의 질병이 급격히 증가했다기보다는 임신 성공을 위해 여성 뿐 아니라 남성도 진료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고령 임신을 여성의 문제로 국한했던 것과 달리 남성 역시 나이들면서 정자의 수와 운동성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병원을 찾는 인원이 늘면서 통계에 잡히는 남성 환자가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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