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부냐” 호텔서 거부된 한국계 여성 의사…호주 경찰 “뭐가 문제?”

국민일보

“매춘부냐” 호텔서 거부된 한국계 여성 의사…호주 경찰 “뭐가 문제?”

입력 2019-08-10 08:00
ABC뉴스

한국계 여성 의사가 호주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폭로했다. 현지 경찰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항구도시 그래프턴의 한 호텔에서 하버드 출신 한국계 의사 앨리스 한이 입실을 거부당하는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ABC뉴스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앨리스 한은 하버드를 졸업해 캐나다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로 근무하다 지난 5월 연구를 위해 호주로 이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불쾌한 일을 겪었다. 같은 달 18일 밤 9시쯤 그의 차량 타이어가 터졌다. 마침 주말이라 당장 수리가 불가능했다. 견인차 기사의 도움으로 차량을 근처 호텔로 끌고갈 수 있었다. 앱을 통해 해당 호텔에 빈방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확인했다.

호텔에 도착했으나 방을 얻을 수가 없었다. 사장은 그의 입실을 거부했다. 사장은 “그렇게 번 돈으로 방을 잡으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앨리스 한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일단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사장은 “며칠 전에도 여자 혼자 묵었는데 문제가 생겨 쫓아냈다”고 답했다. 앨리스 한은 그제서야 사장의 말을 이해했다. 그는 “난 매춘부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신분증을 내밀었지만 거부당했다.
ABC뉴스

이후 그는 현지 경찰에 호텔 사장을 고소했다. 자신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이유로 매춘부라는 의심을 받고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와 어떤 교류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편견을 가진 것은 내가 아시아계 여성이기 때문”이라며 “‘개고기를 먹느냐’ ‘생각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사우스웨일스 경찰청은 “당시 호텔 사장이 인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종차별 사건으로 볼 수 없다”며 “호텔 주인은 여성이 성매매를 하기 위해 입실하는 것인지 확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호텔 사장은 “그는 내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았고 예의가 없었다”며 “나도 손님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매춘부인지 물어보는 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늦은 시간에 여자 혼자 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인종차별이 아니라 피해의식”라고 반박했다.

앨리스 한이 이같은 발언을 들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호텔 사장의 태도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호텔에서 입실을 거부당한 다음날에도 기차역에서 “매춘부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모든 상황에 화가 났지만 정작 호주인은 이런 태도가 인종차별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암묵적 편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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