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항전 마지막 라운드, 게임에서 튕겼다

국민일보

국가대항전 마지막 라운드, 게임에서 튕겼다

입력 2019-08-12 06:00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 국가대항전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놓고 경쟁하던 한국 대표팀 선수의 게임 접속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컴퓨터는 곧 정상 작동했지만, 선수는 자기장사(死)를 피할 수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1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 PUBG 네이션스 컵’ 3일 차 경기에서 다섯 라운드 동안 33점을 더했다. 9일부터 11일까지 3일에 걸쳐 123점을 누적한 한국은 대회 준우승에 그쳤다. 막판 뒷심을 발휘한 러시아(127)에 역전을 허용했다.

앞서 대회 1일 차와 2일 차에 각각 50점, 40점을 기록했던 한국의 우승을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인 3일 차에 접어들자 좀처럼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미라마(1, 2라운드)에서 아깝게 치킨을 놓친 한국은 에란겔(3~5라운드)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우승팀 러시아의 추격은 매서웠다. 이날 2라운드 4위로 스퍼트를 올린 러시아는 3라운드와 4라운드에 연속 10킬씩을 추가하면서 스퍼트를 올렸다. 3라운드 치킨 획득에 이어 4라운드까지 2위로 마친 러시아는 119점을 쌓아 한국(122점)을 단 3점 차이로 성큼 뒤쫓았다.

대회 마지막 라운드이기도 했던 이날 5라운드에서 우승팀이 갈릴 것은 자명했다. 러시아는 에란겔 서쪽에서 파밍을 시작했고, 한국은 북쪽에서 물자를 모았다. 자기장은 동쪽으로 치우쳤다. 양 팀에 달가운 자기장은 아니었다. 러시아는 자기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2인을 잃었다. 한국도 ‘피오’ 차승훈이 쓰러졌다.

양 팀 모두 전력이 성치 않은 상황, 1킬도 귀중했다. 그런데 한국이 자기장 안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나왔다. ‘아쿠아5’ 유상호가 게임 내에서 튕겼다. 자기장이 유상호를 추월했다. 컴퓨터가 다시금 정상 작동했고, 유상호는 붕대를 감았다. 그러나 이미 여섯 번째 자기장의 대미지를 감당할 체력이 없었다.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허무하게 회색화면을 맞았다.

유상호까지 잃은 한국은 곧 인근에 매복해있던 베트남의 기습에 전멸했다. 한국은 순위 포인트도, 킬 포인트도 얻지 못한 채로 마지막 라운드를 마쳤다. 대회 주최 측은 이날 유상호가 기록한 킬 포인트(1)를 치른 라운드 갯수(5)로 나눠 1점의 보상 포인트를 한국에 지급했다.

한국 대표팀 배승후 코치.

한국 대표팀의 배승후 코치는 대회 종료 후 매체 인터뷰에서 “냉정하게 말해서 (접속 끊김 현상이) 경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속 끊김 현상이 일어났으면 안 됐겠지만, 일어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위기 상황을) 풀 수 있었는데 풀지 못했던 게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 코치의 말처럼 설령 유상호가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했어도 우승팀이 바뀌었을 가능성은 적다. 당시 한국은 베트남의 급습으로부터 살아남기 어려웠다. 하지만 설령 결과에 큰 영향이 없더라도, 이 같이 외적인 요인이 경기에 영향을 준 건 뒷맛이 찝찝하다. 피날레를 앞두고 김이 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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