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40~60%…만성 간질환자 특히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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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40~60%…만성 간질환자 특히 위험

올 첫 사망자 발생 ‘비브리오패혈증’…어패류 날로 먹으면 안돼

입력 2019-08-12 10:39 수정 2019-08-12 11:48
국민일보DB

지난주 전남에서 올해 처음 비브리오 패혈증 사망자가 나오면서 특히 이 병에 취약한 만성 질환자들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여름철에 집중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의 치사율은 40~60%로 감염병 중에서도 매우 높은 편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원인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온도가 18도 이상으로 높고 염도가 높은 바다에서 잘 증식한다. 여름철 국내 서·남해의 얕은 바다는 어디든 이 균에 오염돼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잡은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섭취하거나 또는 맨발로 바다에 들어갈 경우 피부 상처를 통해 균이 침투해 감염될 위험이 높다.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의 대부분이 7~10월 발생한다.

건강한 사람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됐을 때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균은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했을 때나 해수에 오염된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데 건강한 사람은 식중독처럼 설사 정도로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피부 상처를 통해 옮았더라도 피부나 연조직 감염으로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사망 위험을 높이는 패혈증은 만성 간질환이나 알코올 중독, 당뇨병, 암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균이 장벽을 뚫고 간문맥(간 입구)을 타고 간으로 들어온다.

정상적으로는 간에 있는 ‘쿠퍼세포’(Kupffer cell)가 장을 통해 들어오는 균을 사전에 제거해버리는데, 만성 간질환자들은 이런 쿠퍼세포가 정상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균이 간을 무사 통과하고 혈액을 통해 전신을 돌아다니면서 패혈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 만성 간질환자들은 피 속에 철분 농도가 상당히 높은데,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혈액 내 철분을 이용해 병 독성을 현저히 증가시킨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12일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만성 간질환자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되면 간에 있는 ‘방어 세포’가 비브리오균을 없애지 못하고, 아울러 혈액 내 높은 철분이 균의 병독성을 오히려 높여 패혈증으로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특히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갑자기 고열이 나고 오한, 근육통 증상이 시작된다. 피부의 발진, 수포(물집), 출혈, 괴사 소견도 동반한다. 이런 증상은 눈에 띄게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토를 하고 의식이 떨어지며 ‘저혈압성 쇼크’가 일어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발병 24시간 안에 얼마나 빨리 대처했느냐에 따라 치료 경과가 달라진다. 패혈증의 경우 대부분 만성 간질환, 당뇨병, 만성 신부전, 암환자, 면역저하자 등에 국한되기 때문에 이들은 어패류를 섭취하고 고열, 구토, 복통 등 증상이 생긴다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의심하고 빠르게 종합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우주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2~3일 내에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서 항생제 투여와 괴사 조직 수술, 수액 및 혈압 상승제 투여 등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어패류를 날로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먹는다면 충분히 익히거나 끓여야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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