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죽었는지 확인 좀” 문자 해놓고… 법정서 말 바꾼 어린 부모

국민일보

“딸 죽었는지 확인 좀” 문자 해놓고… 법정서 말 바꾼 어린 부모

입력 2019-08-12 16:18 수정 2019-08-12 17:06
연합뉴스

생후 7개월 된 딸을 방치하고 “죽었는지 확인해 보라”는 문자를 주고받았던 어린 부부가 법정에서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했으나 이를 번복하며 말을 바꾼 것이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송현경) 심리로 12일 열린 A양(1·사망)의 부모 B씨(21)와 C양(18)의 2차 공판에서 이들 측 변호인은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숨진 사실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지만 사망할 거라고 예견하지는 못했다”며 “각자 상대방이 집에 들어가 아이를 돌봐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아동학대 치사죄로 의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부는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달 첫 재판이 있었지만 이들은 “검찰 측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며 “다음 재판 기일 전까지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었다.

이날 황토색 수의를 입은 B씨는 오른팔에 문신을 하고 머리카락을 노랗게 염색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C양은 하늘색 수의를 입고 나타나 재판 내내 눈물을 흘렸다. C양은 지난달 초 기소된 후 21차례 반성문을 써 재판부에 제출했다. 반면 B씨는 단 한 차례도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

앞서 A양은 지난 6월 2일 아파트 거실에 놓인 종이 상자에서 숨진 상태로 외할아버지에게 발견됐다. B씨 부부는 최초 참고인 조사에서 “5월 30일 아이를 재우고 마트에 다녀왔는데 딸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었고 다음 날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거짓말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부부가 나눈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이들의 살인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살인죄를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C양은 A양을 방치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죽었겠네. 무서우니까 집에 가서 확인 좀 해줘”라는 내용의 문자를 B씨에게 수차례 보냈다. 이에 B씨는 “왜 나보고 가라고 하느냐”는 답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 모두 딸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B씨가 딸이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간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B씨는 냉장고를 중고로 팔기 위해 집을 찾았다가 우는 딸을 무시한 채 다시 집을 나섰다. 뿐만 아니라 이들 부부가 딸의 시신을 종이 상자에 넣고 야산에 유기하자는 계획을 세운 정황도 포착됐다.

C양은 검찰 조사에서 “딸이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살인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었다. 그러나 B씨는 수사 과정 내내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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