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에어컨 고장에 40도 찜통 운전실서 쓰러진 기장…승객들도 ‘아찔’

국민일보

KTX 에어컨 고장에 40도 찜통 운전실서 쓰러진 기장…승객들도 ‘아찔’

입력 2019-08-13 11:00
'찜통 객실'에 물을 나눠주고 있는 승무원. 연합뉴스 제공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KTX 열차의 냉방기기 고장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한 KTX 기관사는 운전실 에어컨 고장으로 40도에 가까운 고온 속에서 열차를 운전하다 심신 이상을 일으켰다.

13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7시20분쯤 포항역을 출발해 오후 9시54분 서울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KTX-산천 472호의 기장 이모(51)씨는 중간 정차역인 대전역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이송됐다.

운전실의 에어컨이 고장난 상태로 열차에 올랐던 이씨는 열차가 출발한 지 1시간여 뒤인 오후 8시35분쯤 구미역을 지난 구간에서 얼굴과 손발의 마비 증상을 겪었다. 이씨는 곧바로 대전 종합관제운영실의 기술지원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에 코레일 측은 열차팀장을 운전실로 이동시킨 뒤 기장과 함께 열차를 서행하게 하도록 조치했다. 이후 대전역~서울역 구간은 업무를 마친 뒤 귀가 중이던 다른 기관사를 대체 투입해 운행했다. 이씨는 퇴원 후 현재 병가를 낸 상태다.

해당 열차는 당시 승객 300여명을 태우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대형사고로도 이어질 뻔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이씨가 운행한 열차는 1~2일 전에도 운전실 에어컨 이상이 보고됐다. 노조 측은 “사고 1~2일 전 호남선 운행 중 운전실의 냉방이 안 된다고 통보된 차인데 ‘예비 차량이 없다’며 정비하지 않은 상태로 다시 경북 포항으로 내려보낸 것”이라며 “열차 노후화로 운전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시속 120~130㎞로 달리는 무궁화·새마을호의 경우 창문이라도 열 수 있지만 300㎞로 운행하는 KTX는 창문 개방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9일 오후 3시쯤 여수엑스포역을 출발해 서울로 가는 KTX 716호 열차의 5개 객차에서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승객들이 1시간40분 동안 찜통 객실에서 무더위를 견뎌야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포항에서 열차가 출발할 당시 기관사에게 얼음 조끼와 선풍기를 지급했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5일 대책회의를 열어 신속한 차량 교체를 위한 예비 차량 확보를 장기적으로 계획 중”이라고 해명했다.

송혜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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