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한 탈북 母子 냉장고엔 고춧가루만… 매달 10만원으로 살았다

국민일보

아사한 탈북 母子 냉장고엔 고춧가루만… 매달 10만원으로 살았다

입력 2019-08-13 17:42 수정 2019-08-13 17:50
YTN 방송캡처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던 북한이탈주민 출신 40대 어머니와 다섯 살 배기 아들이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지 수 개월 만에 발견됐다. 냉장고에는 고춧가루만 남아있었다. 나라에서 매달 주는 양육 수당 10만원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31일 봉천동 소재 한 임대아파트에서 한모(41)씨와 아들 김모(5)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지 수 개월이 지난 상태였다. 시신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모자의 집 냉장고 안에는 고춧가루만 남아있었다. 물도 없었다. 수도세 등 공과금은 전혀 납부되지 않아 단수된 상태였다. 아파트 관리인은 단수가 됐는데도 인기척이 없자 집을 방문했다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이 아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도 상당히 마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극단적 선택의 흔적이 없고 한씨 모자가 생활고를 겪었던 정황이 있어 아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씨는 지난 2009년 중국과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왔다. 중국 교포를 만나 결혼한 뒤 올해 1월 이혼해 아들과 함께 지냈다. 이혼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씨가 이혼 뒤 숨지기 전까지 국가에서 지원받은 금액은 양육 수당 한 달에 10만원이 전부였다.

한씨 모자는 이웃과 별다른 교류 없이 조용히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도 없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직접 신청하거나 이웃이 신고해 심사를 받게 되는데 교류가 없어 사례 발굴에서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