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주 작가 “文대통령, 이 바쁜 시국에 책 읽을 틈은 없겠다 생각”

국민일보

고은주 작가 “文대통령, 이 바쁜 시국에 책 읽을 틈은 없겠다 생각”

입력 2019-08-13 19:15
문 대통령이 고은주 작가에게 보낸 친서. 고은주 작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소설가 고은주(52)씨의 신작 장편 ‘그 남자 264’를 읽고 친서를 보냈다. 고 작가는 이에 화답하며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진정한 선비정신의 기품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 남자 264는 고 작가가 일제강점기 시인 겸 독립운동가 이육사(1904~1944)의 삶과 죽음에 대해 쓴 소설이다.

고 작가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받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고 작가는 “지난 주에 김영배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통령께서 책 잘 읽었다고 내게 편지까지 써주셨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너무도 중차대한 시기이므로 항일 투사 이육사의 인생 이야기에서 힘을 얻고 싶으셨던 것일까? 아니면, 저항 시인 이육사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시에서 위안을 얻고 싶으셨던 것일까?”라며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게 된 계기를 추측했다.

고은주 작가 페이스북

고은주 작가 페이스북

고 작가에 따르면 이육사가 ‘청포도’ ‘절정’ 등의 시를 발표하던 시절에 살았던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서 내달 이육사기념관이 완공된다. 이육사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는 기념관 건립이 결정되기까지 성북구청장을 지낸 김 민정비서관의 도움이 컸다면서 그에게 ‘그 남자 264’를 한 권 보내라고 고 작가에게 권했다. 고 작가는 “발송 작업을 하다가 주소(청와대로 1번지)를 쓰던 중에 문득 대통령께도 이 책을 보내드리고 싶어서 봉투에 책 두 권을 넣었다”며 대통령이 책을 받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고 작가는 그 책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고 작가는 “하지만 책 보내고 난 다음 날 일본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고 대통령은 임시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 말씀하셨으니 이 바쁜 시국에 책 읽을 틈은 없겠다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발언에서 육사의 기품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고 작가는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또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는, 적대적 민족주의를 반대하고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의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오늘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육사의 투쟁와 문학을 이끌어왔던 진정한 선비정신의 기품을 느낀다”고 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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