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국 싸잡아 비난…“적보다 美를 더 이용해 먹어”

국민일보

트럼프, 동맹국 싸잡아 비난…“적보다 美를 더 이용해 먹어”

트럼프 대통령, ““우리는 한국의 국경을 보호”

입력 2019-08-14 09:35 수정 2019-08-14 13: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 일본 무역적자를 설명하다가 “우리의 동맹국들이 적들보다 우리를 훨씬 더 이용해 먹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와 최악의 관계에 있는 나라들은 우리의 동맹국들”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싸잡아 비난해 또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제조업 부흥’을 주제로 연설을 하던 도중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일본과의 무역 역조를 거론하다가 동맹국들(allies)이라는 복수형을 쓰면서 우방국들을 비난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력을 가하는 한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토로한 동맹국들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향해 무역·방위비 등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는 감싸 안고 동맹국들은 깎아 내린다는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우리는 한국의 국경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우리 자신의 국경은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을 끄집어 냈다.

하지만 맥락을 볼 때 한국에 대해 직접적으로 방위비 증액 압력을 가했다기보다는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공격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뇌리 속엔 방위비도 제대로 내지 않는 한국을 미국이 과잉 방어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아베 총리에게 ‘우리는 일본에게 엄청난 무역적자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일본은 수백만 대의 차를 미국에 수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게 밀을 수출한다. 밀”이라고 반복했다. 그가 “밀”을 강조했을 때 청중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것은 좋은 거래가 아니다”며 “더욱이 그들은 우리 밀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밀을 수입하는 것은) 우리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단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내 자화자찬 모드에 들어갔다. 그는 “거대했던 무역적자는 빠르게 변하게 있다”면서 “그들은 우리의 무기류를 포함해 많은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들은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 등 미국에서 많은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다”면서 “이것은 속임수가 아니고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역적자는 매우 엄청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780억 달러(약 94조원)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 동안 우리는 수 십억 달러(수 조원)을 이들 나라에게 잃고 있다”고 ‘복수형’을 썼다.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게 무역 적자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청중 앞에서 아베 총리를 ‘훌륭한 남자’ 또는 ‘훌륭한 녀석’으로 해석될 수 있는 ‘great guy’라는 격식에 맞지 않는 표현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다가 한국 얘기를 꺼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다른 나라들을 재건한 뒤 마침내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 국경은 보호하면서도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은 차질을 빚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은 건설되고 있고 우리는 2주 전에 승소했다”고 말했다. 미 대법원이 지난달 26일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국방 예산 전용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독 미군의 철군 가능성까지 압박하면서 독일에도 국방비 증액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적인 측면만 중시하면서 한국·일본·독일 등 주요 동맹국들이 미국에 지갑을 열지 않을 경우 더 큰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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