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유조선 두고 갈등하던 영국·이란 화해하나

국민일보

억류 유조선 두고 갈등하던 영국·이란 화해하나

이란 관리 “억류 유조선, 조만간 국제 공역 항해할 것”

입력 2019-08-14 16:11

서로 상대방의 유조선을 억류하며 갈등을 벌이던 영국과 이란이 화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이란이 대(對)시리아 석유 공급 중단 등 유럽연합(EU) 제재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하면 지브롤터 당국이 억류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풀어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역시 상응 조치로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억류한 영국 유조선을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항만·해양당국 고위 관리인 잘릴 에슬라미는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영국 측이 문제 해결의 뜻을 전해왔다”며 “(영국과의) 협상에 따라 조만간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이란 깃발을 달고 국제 공역을 항해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고 파르스통신 등 이란 언론이 보도했다. 에슬라미는 그레이스 1호가 언제 석방될지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달 초 그레이스 1호가 EU 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했다. 그레이스 1호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통제하는 바니아스 정유공장에 원유를 공급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보복 조치로서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를 나포했다.

일단 지브롤터 당국은 이란 측 주장을 부인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익명의 지브롤터 당국의 한 관리는 이란 유조선이 곧 풀려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관리는 지브롤터가 이란 유조선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지브롤터 법원은 오는 15일 그레이스 1호 석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국과 이란 간 협상은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레이스 1호가 목적지를 시리아에서 모로코로 바꾸고 새로 선적국 등록을 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레이스 1호는 원래 파나마 선적이었으나 지난 5월 테러자금 조달 의혹을 받고 선적국 등록을 취소당했다. 그레이스 1호는 이란 깃발을 달고 모로코로 간 뒤 다른 지중해 연안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협상 과정에서 그레이스 1호에 적재된 원유가 이라크산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는 이란이 미국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WSJ는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레이스 1호 선사는 원유 원산지를 이라크로 적시한 기존 서류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는 원유를 모로코에 하역한 뒤 새 구매자를 찾아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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