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한·일 갈등 수혜자는 문재인·아베 오직 둘뿐”

국민일보

FT “한·일 갈등 수혜자는 문재인·아베 오직 둘뿐”

“정치적 이익은 일시적이나 경제적 피해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

입력 2019-08-14 16:36 수정 2019-08-14 17:34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무역갈등과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국 기업과 경제는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오직 두 리더만이 서로를 향한 정치적 공세를 주고받으며 자국 국민들의 민족주의를 자극해 지지율 반등 수혜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한·일 무역전쟁: 죄책감’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무역 분쟁으로 양국 지도자의 지지율은 회복됐지만 그들이 얻은 이익은 덧없이 단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FT가 문 대통령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한·일 무역갈등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이다. 그간 줄곧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의 무기화’ 전략을 베끼고 있으며, 국제 자유무역 최상위 수혜자인 일본이 국제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일은 위선적이라고 비판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FT는 한·일 경제가 서로 얽혀 작동하는 독특한 무역 구조를 고려하면 양국의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분쟁보다 훨씬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국이 세계시장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D램 메모리 반도체와 90% 이상을 석권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소재의 상당수를 일본 화학 기업들이 공급하고 있는 등 양국 산업이 밀접히 연결된 상황에서 양국의 무역분쟁은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FT는 한·일 무역전쟁의 본질은 경제적 차원이 아닌 일본의 전쟁 범죄(강제 징용)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역사 전쟁에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먼지만 가득한 양국의 다툼에서 오직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뿐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무역전쟁이 양국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감정적 양상으로 흐르면서 떨어졌던 두 정상의 지지율도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지지율 상승의 이익을 봤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일부 주에서 다시 지지율 하락에 직면하며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제시하며 “결국 무역전쟁에서는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역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익은 일시적이지만 그로 인해 양국 경제와 기업들이 입을 피해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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