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문재인 실패했다”…광복절 앞두고 이례적 대국민 담화

국민일보

황교안 “문재인 실패했다”…광복절 앞두고 이례적 대국민 담화

황 “지금이라도 잘못 바로 잡고 정책 대전환하면 적극 협력”

입력 2019-08-14 17:25 수정 2019-08-14 18:00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광복절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실패했다”며 “지금이라도 이 정권이 잘못을 바로잡고 정책 대전환에 나선다면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 앞서 제1야당 대표가 광복절 담화문을 내놓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여론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황 대표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의 고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주변에서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광복절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우선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을 잘못된 길로 끌고 가고 있다. 국정의 목표도 국정 운영의 과정도 올바른 궤도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청와대가 모든 권력을 움켜쥐고 삼권분립을 흔들고 있다. 반시장·반기업·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시장경제의 기반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며 “통일의 지향점 역시 많은 국민들의 생각과는 달라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5년 단임 정권이 영속해야 할 대한민국의 체제를 바꾸려 하다가 지금의 국가적 대위기를 불러온 것”이라며 “건강한 정책 경쟁이 가능하려면 대통령과 이 정권의 무모한 고집부터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한국당은 국정의 대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나갈 것”이라며 “(국정을 전환할 것이란) 믿음을 주지 못할 경우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서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언론에 공개된 담화문 초안에는 없었던 ‘보수통합’을 언급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힘든 일이지만 이 문제에 앞장서도록 하겠다”며 “자유 우파의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 꼭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통합과 관련해 구체적 성과는 없고 원칙만 이야기한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원칙에 따른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다”고 답했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황 대표는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에 있어서 비례대표 폐지를 기본 입장으로 하고 있다”며 “그런 입장이라고 한다면 비례대표에 출마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에 대한 것은 별 의미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법이 개정되지 않아서 다양한 길들이 열려 있을 수 있다”며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일이고, 국민의 뜻에 합치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십자가를 지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황 대표의 대국민 메시지는 당 안팎으로 리더십에 대한 위기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가 나오기 전에 여론을 환기시키고 제1야당 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던져야겠다는 황 대표의 의지가 강했다”며 “국민에게 말하는 형식이었지만, 사실은 여당과 대통령에게 던진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당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일부 당직 인사도 단행했다. 재선인 김명연 의원이 당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고, 초선의 김성원 의원과 원외의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이 대변인단에 합류했다. 기존에 대변인을 맡았던 민경욱 의원은 5개월여 만에 교체됐다. 황 대표 비서실장도 이헌승 의원에서 김도읍 의원으로 바뀌었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