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강제동원 놓고 ‘매춘’ 표현 쓴 ‘양승태 사법부’

국민일보

위안부 강제동원 놓고 ‘매춘’ 표현 쓴 ‘양승태 사법부’

조모 부장판사 “피해자 인권침해 범죄란 생각에 기재한 것”

입력 2019-08-14 19:53 수정 2019-08-15 09:44

‘양승태 사법부’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에서 일제 강제동원된 위안부를 가리켜 ‘매춘’이란 표현이 쓰인 것을 두고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 신경전이 벌어졌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행정처 심의관 출신 조모 부장판사에게 매춘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를 캐물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조 부장판사가 2016년 1월 4일 작성한 ‘위안부 손해배상판결 관련 보고’ 문건에 등장했다. 조 판사는 이 문건에서 ‘일본 위안부 동원 행위가 국가의 주권적 행위인지 상사적(매춘) 행위인지 아직 명백하지 아니한 상태’라고 적었다.

검찰은 “매춘이란 표현은 위안부 할머니에게 귀책사유나 고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표현인데, 현직판사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조 부장판사는 “괄호 안 표현 하나를 짚어서 마치 위안부 피해자 분들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게 말하는데, 피해자에 대한 인권침해 범죄라는 개인적 생각이 들어 기재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 부장판사는 보고서의 전체 방향은 “위안부 동원은 국가적인 주권행위가 아니고 상사적인 행위라 국가의 책임이 없다”는 일본 측 주장을 인정할 경우 국내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주권 행위라는 점을 부인해야 재판권이 인정되고 반대로 이를 인정하면 없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문건 작성시 참고한 논문에도)국가의 주권적 행위인지 상사적 행위인지 명백하지 않으면 일단 재판권을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돼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고서의 각주, 관련 논문, 문헌 등을 다 살펴봐도 상사적 행위를 매춘이라고 한 건 없었다”고 반박하면서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이 쓰도록 한 표현이냐”고 되물었다. 조 부장판사는 이에 “그런 구체적 표현을 지시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모욕적 신문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사건의 공소사실과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이 질문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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