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광복절 연설, 어떻게 준비됐나

국민일보

文 대통령 광복절 연설, 어떻게 준비됐나

입력 2019-08-15 10:59

문재인 대통령의 15일 광복절 경축사 연설은 한달 반 가량 걸려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사안과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은 일본과의 건설적 대화를 위해 연설문에서 빠졌다. 청와대는 국민을 상대로 광복절을 맞아 풀어야 할 과제를 설문조사하는 등 연설문 작성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청와대에 따르면 통상 3·1절이나 8·15 등 규모가 큰 행사의 경우 국정과제를 담아 연설비서관실을 중심으로 대통령 연설문을 세달 정도 준비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대통령이 SNS 등을 통해 메시지를 낼 기회가 많아졌다. 문 대통령도 연설에 다양한 국정과제를 다 포함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 행사에 맞춰 메시지를 집중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광복절과 3·1절의 경우 비서실장 주재로 연설이 준비됐다. 국회 시정 연설의 경우 정무수석 주재로 연설문 내용이 짜여졌다. 이번에는 강기정 정무수석이 3회, 노영민 비서실장이 3회씩 독회를 주재해 연설문 내용을 논의했다. 정무수석 주재 자리에는 복기왕 정무비서관과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김창수 통일정책비서관 등도 함께 했다.


특히 청와대는 김영배 민정비서관과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 복기왕 정무비서관이 중심이 되어 사회 각층에 8·15 대통령 메시지가 어떻게 나갔으면 좋겠느냐 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는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 정무비서관실은 국회의원 등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일본 수출 보복 국면에서 국민들은 혁신과 평화, 도전하면 선도하는 국가, 완전한 기술 강국 제조 강국, 개방해 지속 성장하는 국가,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와 성장하는 모범적 국가 등 경제 역동성을 강조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통령 연설은 경제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평화가 경제성장을 가져오고, 경제가 발전하며 평화가 영속화되는 선순환 과정을 연설문에 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채보상운동과 물산장려운동을 통해 국민이 힘을 모아 경제적 난국을 타개한 역사도 연설문에 반영하고 했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연설문에는 다양한 통계자료와 문학적 요소들이 가미됐다. 심훈 선생의 ‘그날이 오면’은 문 대통령이 특별히 참모들에게 광복 직후 경제건설을 이야기한 시를 찾아보라고 지시한 결과 연설문에 포함됐다. 김기림 시인의 ‘새나라 송’이 연설문에 들어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 나라의 심장에’라는 부분이 문 대통령이 강조하고자 한 경제 난국 타개와 상통하는 점이 고려됐다. 조소앙 선생이 설파한 ‘삼균주의’는 국가 간 자유무역 정신의 중요성을 담은 내용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구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국가예산처의 통계도 연설에 반영됐다.


문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서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제외됐다. 대통령이 앞으로 관련 언급을 할 기회가 많다는 점이 고려됐다. 문 대통령이 74주년 광복절 연설의 주제를 경제로 맞추면서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이었다고 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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